셀레믹스 "가성비로 中 유전자분석 시장 공략"

이용훈 셀레믹스 대표

변이 분석기술, 中 기업에 공급
"가축감염병 진단키트로 美 공략"
“중국 유전체 분석업계 1위 기업과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다른 중국 업체와도 추가 계약을 논의 중입니다.”

이용훈 셀레믹스 대표(사진)는 13일 “가격경쟁력과 신속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셀레믹스는 유전체 검사 기업 및 신약 개발사에 유전자 패널을 공급하는 회사다.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하고 있는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에 코로나19 전장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하루 만에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들보다 약 두 배 빠르다.셀레믹스는 국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NGS는 검사할 DNA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잘라낸 뒤 이들 조각의 염기서열 구조를 파악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기법이다. 이들 조각을 모두 검사하면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를 알 수 있다. 질환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조각만 골라 검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셀레믹스는 NGS에 드는 검사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NGS에는 DNA 조각을 머금을 수 있는 대장균이 쓰인다. 기존 NGS 방식은 이 대장균이 머금은 DNA 조각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발라내야 했다. 셀레믹스는 수작업 없이 대장균이 담고 있는 DNA 조각을 레이저로 분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분석 방식 대비 10분의 1의 비용으로 NGS 분석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검사 시간도 40%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셀레믹스는 지난 7월 중국 칭커와 46억원 규모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칭커는 연간 1500만 건에 달하는 유전체 분석을 수행하는 중국 1위 유전체 검사 기업이다. 이 대표는 “다른 중국 유전체 분석 기업과도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미국 유전체 분석 기업들도 진출하지 못한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겠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신약 개발용 NGS 서비스도 이달 초 출시했다.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천 개가 넘는 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살펴야 한다. 신약 개발사가 원하는 유전자 표적만 골라 분석할 수 있는 맞춤형 패널이 필요하다. 셀레믹스는 통상 3개월 이상 걸리던 맞춤형 패널 공급 시간을 2개월 이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셀레믹스는 내년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돼지 생식기·호흡기 증후군(PRRS) 진단키트도 개발 중이다. PRRS는 치사율이 40%에 달해 양돈업계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감염병으로 꼽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