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악재 터지자…美 반도체기업 주가 줄줄이 하락

마이크론 3.6%·인텔 2.3%↓
LG이노텍·재팬디스플레이 등
아시아 지역 부품기업도 타격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 차질이 완성차는 물론 스마트폰에까지 옮겨붙으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기업들의 주가도 연쇄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업계에는 생산 차질에 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쳤다. 마이크론은 12일(현지시간) 3.61% 하락한 66.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렌드포스가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세가 4분기부터 꺾이고, 내년에는 15~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게 영향을 미쳤다.공급망 붕괴로 부품이 부족해 스마트폰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고, PC 등 코로나19로 수혜를 봤던 업종은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달 들어 13일까지 7.15%, 10.68%씩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6만8800원, SK하이닉스는 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업계 자체도 필수 부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반도체 기업들이 기판 업체들을 찾아가 웃돈을 주고 제품을 구걸하고 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인텔(-2.38%) 텍사스인스트루먼트(-2.53%) 웨스턴디지털(-3.51%) 등의 반도체 주식도 동반 하락했다.

예측할 수 없는 반도체 수급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에 따라 업계의 희비도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사들이 부품 부족에 대한 우려로 재고를 미리 선점하고 있는데,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 주문량이 다시 줄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이날 애플이 반도체 쇼티지로 올해 아이폰13 생산량 목표를 최대 1000만 대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 지역 부품 기업들의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애플의 공급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등이 반도체를 제대로 납품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전력난도 생산 차질을 심화시키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기업 ASE테크놀로지 등은 지난달 중국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달 들어 주가는 15% 하락했다. 애플에 카메라모듈 등을 납품하는 LG이노텍 주가도 13일 전날보다 1.30% 하락한 19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애플에서 나오는 재팬디스플레이도 이날 2.78% 하락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