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백신 패스'와 개인 선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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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갈등이 벌써부터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 ‘백신 패스’ 도입 방침을 밝혔다. 접종 완료자에게 식당·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일정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12시로 늘리되 백신 접종자만 12시까지 이용 가능케 하는 ‘한시적 백신 패스’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백신 패스를 지지하는 측은 접종률 제고가 급한 만큼 접종자 인센티브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백신 패스 강행은 개인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백신 패스 지지자들은 4차 대유행 이후 확진자의 85%가 미접종자라는 점을 들어 “백신 안 맞을 자유를 주장하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중에는 다중시설 이용 등에서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코로나 감염 시 치료비도 본인이 부담케 하자는 주장까지 펴는 이도 있다.
반면 백신 패스에 반대하는 이들은 질병 등으로 접종할 수 없거나 개인적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약 530만 명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일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거의 안 해주면서 접종만 독려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정부 방침과 개인의 선택권 중 무엇을 더 존중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서구 국가들에선 정부의 방역조치와 마스크 의무화는 물론 백신접종에도 강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반면 집단주의적 사고가 강한 한국에서는 ‘방역지침 위반=공공의 적(敵)’으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다.미국·영국의 스포츠 경기장에는 요즘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코로나 치명률이 독감 수준인데 뭐가 문제냐”는 게 이들이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걸리면 집안과 회사서 낙인찍히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가 많은 한국인의 생각이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코로나를 바라보는 우리 생각도 조금은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백신 패스를 지지하는 측은 접종률 제고가 급한 만큼 접종자 인센티브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백신 패스 강행은 개인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백신 패스 지지자들은 4차 대유행 이후 확진자의 85%가 미접종자라는 점을 들어 “백신 안 맞을 자유를 주장하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중에는 다중시설 이용 등에서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코로나 감염 시 치료비도 본인이 부담케 하자는 주장까지 펴는 이도 있다.
반면 백신 패스에 반대하는 이들은 질병 등으로 접종할 수 없거나 개인적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약 530만 명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일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거의 안 해주면서 접종만 독려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정부 방침과 개인의 선택권 중 무엇을 더 존중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서구 국가들에선 정부의 방역조치와 마스크 의무화는 물론 백신접종에도 강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반면 집단주의적 사고가 강한 한국에서는 ‘방역지침 위반=공공의 적(敵)’으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다.미국·영국의 스포츠 경기장에는 요즘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코로나 치명률이 독감 수준인데 뭐가 문제냐”는 게 이들이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걸리면 집안과 회사서 낙인찍히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가 많은 한국인의 생각이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코로나를 바라보는 우리 생각도 조금은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