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물가 압력 상승·실적 발표에 혼조세로 출발

뉴욕증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지수별로 엇갈렸다.

13일(미 동부시간) 오전 9시 46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68포인트(0.06%) 하락한 34,357.6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9포인트(0.15%) 오른 4,357.2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0.25포인트(0.62%) 상승한 14,556.17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와 기업실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주시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웃돌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9월 CPI가 전월보다 0.4%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4%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 5.4%는 지난 6, 7월 기록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당시 이 수치는 2008년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 8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었고, 전년 대비 5.3%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도 이와 같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9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2%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4.0% 올랐다.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4.0% 상승했으며, 월가의 예상치는 각각 0.3%, 4.0% 상승이었다.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는 물가 지표 발표 직후 모두 상승했으나 10년물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됐고, 2년물 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10년물 금리는 지표 발표 후 초반 1.60%대까지 올랐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돼 1.54%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금리 인상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0.40%를 돌파했다.

이 시각 오름폭을 낮추긴 했으나 0.37% 근방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물 금리가 0.4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단기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장기 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성장 둔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JP모건과 델타항공의 실적은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주가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

JP모건은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3.74달러를 기록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3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수익도 304억4천만 달러로 예상치인 298억 달러를 상회했다.

델타 항공은 조정 EPS가 30센트를 기록해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15센트를 웃돌았다.

이번 조정 순익은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고 팬데믹 이후 첫 순익 전환에 성공한 것이지만, 연료비 상승으로 4분기 수익성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경고하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9월 열린 FOMC 정례회의 내용을 담은 의사록도 주시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테이퍼링 속도와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오갔을지 주목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경우 연준의 정상화 과정이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네랄리 인슈어런스 자산운용의 안토니오 카바레로 투자 담당 팀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이 물가 수치에 매우 민감해할 것"이라며 "달갑지 않은 CPI 수치에 연준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는 정상화 과정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상승했다.

독일 DAX지수는 0.82%가량 올랐고, 영국 FTSE100지수는 0.03%가량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0.61%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5% 하락한 배럴당 79.63달러에,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1.17% 떨어진 배럴당 82.44달러에 거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