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시 '문크예거'"…대출중단에 분노한 2030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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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크예거 별명이 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현 정부 실정에 분노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 대표적 '밈(meme·유행 요소를 모방 또는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의 하나로 떠올랐다. 최근 2030 이용자가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크예거 관련 글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로 은행의 대출중단 사태가 속출한 결과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마련' 기회를 막아버린 데다 가계대출 규제로 전세대출도 막히면서 2030세대 살림이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 살 필요없다→전세 살 필요없다→살 필요없다....역시 문크예거"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민심이 빠르게 악화되자 정부도 허겁지겁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일선 은행지점에서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2030은 치솟는 집값에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2030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번지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수거래는 전체의 41.8%에 달했다. 한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등락장을 경험한 50~60대 중장년층이 상승장만 지켜본 20~30대에 아파트를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에 거품을 얹어 사들인 2030이 조정장이 도래하면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