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우릴 배신했다"…뿔난 개미들, 전면전도 불사

소액주주들 '지분 매도 운동' 예고
셀트리온 사옥 / 사진=한경DB
셀트리온 소액주주와 경영진은 각별한 애착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공매도 세력’과 공동으로 대응하며 회사를 같이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그랬던 소액주주들이 ‘지분 매도 운동’까지 예고하는 등 사측과 전면전을 불사하고 있다.

14일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사측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기로 뜻을 모으고 ‘지분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지분 매도 운동'으로 전환하겠다고 경고했다.지난 2분기말 기준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40만9742명이다. 소액주주 비율은 64.29%다. 단체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분 모으기에 참여한 주식수는 1400만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10%에 달한다. 비대위는 발행주식의 37%에 해당하는 5000만주를 목표하고 있다. 비대위는 소액주주 참여를 독려하는 옥외 전광판 광고를 이날부터 1개월간 서울 삼성역과 인천 부평역 인근 빌딩에서 송출하기 시작했다.

14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22만2000원이었다. 작년 12월 고점이었던 39만원대와 비교해 45% 가까이 하락했다. 소액주주들은 사측에 현 상황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과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셀트리온 3사합병을 앞두고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셀트리온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비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주주의 이익을 등한시하고 주주와 소통 없는 현 경영진의 행태에 분노한다"면서 "회사는 2005년 코스닥 상장부터 2018년 코스피 이전 상장까지 회사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순간마다 소액주주들의 헌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비대위는 "회사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주주들의 가치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으며 우리의 믿음과 노력을 존중했던 경영진의 태도도 이제는 어느 한 곳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는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등한시한다면, 우리 소액주주도 지분 매각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번 운동을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