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Holman W. Jenkins, Jr. WSJ 칼럼니스트
다음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선 아마 이런 질문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화석연료 사용을 극적으로 줄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세계 지도자들이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제껏 약속했던 기후 관련 공약들을 폐기하지 않겠는가.

탄소 배출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증가하고 있다. 1965년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탄소 배출량은 112억8000만t에 달했다. 1979년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은 194억8000만t으로 늘었다.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1990년 첫 보고서를 냈을 때 배출량은 227억t이었다. 올해 발표된 IPCC의 여섯 번째 보고서에선 배출량이 360억t으로 증가했다.

기후 변화 적응이 우선

우리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정말 관심이 있었다면 이미 탄소 배출에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했을 것이다. 현재 에너지 위기가 보여주듯 각국 정부의 이른바 ‘친환경’ 정책들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핵심 부품인 2차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리튬의 채굴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탄소 배출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친환경 정책을 성공시킬 수 없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적응’이다.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은 적응과 완화라는 표현을 싫어한다. 현실에 항복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 단어가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 모든 생물체는 환경에 적응한다. 정부가 결정하는 기후 관련 정책은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려 하는 행동을 잘못 판단한 것일 수 있다.

일례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뉴욕 롱아일랜드 오이스터베이의 언덕 꼭대기에 자신의 집을 지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뉴욕 시민들은 상당수 해안가에 살고 있다. 현대인은 자연재해 등이 바닷가에 있는 자신의 집에 미칠 영향을 알고 있다.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연재해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루스벨트 시대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그들은 태풍이나 해일이 온다면 기상예보를 전달받고 가족들과 안전하게 대피할 것이다. 자연재해 피해 가능성을 높게 측정하고 이들에게 해안가 주택에 대해 높은 보험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정확한 정보 제공 필요

방글라데시의 예를 들 수도 있다. 방글라데시 저지대에 사는 수백만 명은 폭우와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방글라데시는 각종 정보를 얻으며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기후위기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는 인구가 증가하면서도 1인당 국민소득(GNI)을 늘릴 수 있었다. 1990년 이후 방글라데시 인구는 60%, GNI는 6배가량 증가했다.

실제 도움이 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다. 폭풍의 심각도나 빈도, 해수면 상승 등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뉴스가 필요하다. 관련한 많은 부분은 아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유권자의 호감을 얻기 위한 정책만 난무할 뿐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예측 가능한 위험을 간과한 설계는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인류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Wait, We Still Want Fossil Fuel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