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재단 떠나는 유시민, 이재명 선대위 등판론에 "원래 자리로"

"출마도 공무원 되는 일도 할 뜻 없는데 어찌 선거캠프에 몸담겠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4일 자신의 이사장 퇴임과 함께 일각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합류설을 일축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회원에게 보내는 글'에서 "제 몫의 책임을 질 의사가 없으면서 어찌 선거캠프에 몸을 담겠나"라며 "저는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제가 재단 이사장을 퇴임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할지 모른다는 일부 정치인의 발언과 언론 보도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후보의 선대위 등판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참여는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며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정치와 행정에 참여해 공동의 책임을 완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저는 선거에 나가는 일도 공무원이 되는 일도 다시는 할 뜻이 없다"고 썼다.

3년 임기를 마치고 이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그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북스'를 통한 도서 비평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다"고 적었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뒤를 이어 2018년 취임한 유 이사장이 대선을 약 5개월 앞두고 퇴임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퇴임 시점이 공교롭게도 민주당 대선 주자 선출과 맞물리면서 역할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임명직 공직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는 취임 일성을 퇴임 시점에 재확인한 셈이다.

노무현 재단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정호 이사가 이사장 권한대행을 맡아 후임 이사장을 뽑을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