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개화기 지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새로운 기준으로 투자해야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올해 6월 기준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은 각각 16%, 19% 로 이미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다. 미국시장의 경우 6월 전기차 비중은 5.7% 로 낮지만 9 월 이후 리비안, 포드, GM,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모델 출시로 급격한 전기차 전환이 예상된다. 전기차 대중화의 초반 시기가 지나면서, 전기차 업체에 대한 판단기준도 변화가 필요하다.

2050년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나리오 하에 최종 에너지 수요의 중심축은 석유 에너지에서 전기에너지로 전환된다. 전기차는 향후 에너지의 중심인 전기로 움직이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는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된다. 또한 전기차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자율주행플랫폼으로 연결된다. 결론적으로 전기차는 전기에너지 세상의 중심이다.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하드웨어적으로는 훨씬 더 간단한 제품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기술은 훨씬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다. 전기차의 핵심기술은 배터리 관리기술(BMS),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인공지능, 반도체다.

전기차의 핵심 기술을 잘 갖춘 기업은 향후 충전 플랫폼, 에너지 플랫폼, 자율주행 플랫폼의 세 가지 오프라인 플랫폼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에너지 플랫폼 시장 규모는 자동차시장(연간 2조 달러) 대비 50%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규모는 현재 성장성을 가늠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다. 각각의 플랫폼은 데이터 판매 비즈니스도 포함 하고 있어, 전기차 핵심기술을 갖춘 기업의 가치는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최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커질 전망이다.

한편, 전기차와 연결된 오프라인 플랫폼은 국가와 지역 등의 물리적 한계, 타국 정부의 견제,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지 않다는 점으로 인해 이커머스, 인터넷, SNS 생태계와는 다르게 독과점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미국, 중국, 유럽 권역별로 플랫폼 승자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기술경쟁력은 시장점유율 보다는 수익성 격차로 나타날 전망이다. 일례로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이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15% 수준이다.

테슬라는 1위 자리를 두고 중국에서 BYD, GM과, 글로벌시장에서는 폭스바겐 그룹과 경쟁 중이다. 승자그룹으로 전기차 기술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 BYD, 니오 외에도 5% 수익성의 내연기관차 제조업에서 벗어나, 고수익성의 서비스 비즈 니스로 변화를 추진 중인 폭스바겐, GM 에도 관심을 둘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