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돈 되는 탄소배출권…투자할 때 주의해야할 점은? [주코노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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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언박싱은 개인 투자자가 알기 어려운 ETF 상품 정보를 속속들이 살펴봅니다.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TV>에서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나수지 기자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달 말 상장하면서 투자자 관심이 높은데요. 그런데 상장 직후 가격이 크게 출렁이면서 왜 이렇게 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많으실 것 같아요. 이유가 뭔가요?▷박수민 부장
최근 유럽발 천연 가스 가격의 상승이 무서웠죠. 유럽은 탈탄소를 위해 그 어느 지역보다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풍력입니다. 그러나 기상 이변으로 인해 바람이 약했고, 이에 풍력 발전량이 줄었습니다. 탄소규제 강화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올랐고, 석탄운반선 중심으로 해상 운임도 급등세 입니다. BDI 지수는 연초 이후 2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석탄에서 가스로의 전환 수요도 커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올랐습니다. 동시에 러시아의 저렴한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에도 차질이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요인이 유럽 가스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이런 흐름에서 어쩔수 없이 또 다시 석탄 발전 수요가 높아지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을 그동안 끌어올렸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천연가스의 움직임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며 비슷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뉴스로 인해 가격의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결국 탄소배출권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은 기후변화에 있습니다. 이상 기후로 인해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성이 부각되면서 길게 보면 오히려 기후변화를 더 막아야한다라는 생각으로 전환되는 것 같습니다. 영국이 전력난 이후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계기로 2035년까지 발전 부문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금주에는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2030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원전 투자를 언급했다고 합니다. 소형모듈원자로 (SMR) 투자를 주로 언급했다고 하네요. 오히려 앞으로는 11월에 개최되는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을 전후로 이런 정책적인 부분이 가격에 더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나수지 기자
그렇다면 천연가스 가격 외에도 탄소배출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가격이 출렁일만한 다른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업들이 탄소 저감기술을 싸게 개발하면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의 영향은 없나요?▷박수민 부장
좋은 질문입니다. 탄소와 관련한 여러 투자 아이디어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탄소포집(CCUS)과 관련한 기술입니다.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저장하는 기술인데요. 이와 더불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자원물질로 전환하는 기술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파리기후협약 목표달성을 위한 기술 기여도 산정에서 CCUS는 유일한 사후 감축방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규모 투자 없이 공기중의 탄소를 포집하여 제거하는 DAC (Direct Air Capture) 기술 또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이산화탄소 1톤을 제거하는 데 600~1000달러 수준이지만, 향후 4년 내 200달러까지 낮추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술 발전으로 탄소 처리 단가가 내려가 탄소배출권 가격과 만나는 시기가 온다면 탄소배출권 수요는 자연스럽게 축소되겠죠. 그 시기에 대한 전망과 모니터링을 하는 게 탄소배출권 투자에 있어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탄소 처리 비용과 탄소배출권 가격이 만나는 지점이 온다고 해도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목적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또 터무니 없이 낮아져 버리고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아직 속도를 빠르게 내지 못한다면, 저감 장치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기업들은 다시 탄소를 배출할 것입니다. 때문에 저감 기술이 확보 된다해도 신재생 에너지로의 의미있는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 탄소배출권은 적정 가격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나수지 기자
ETF 상품 이야기로 넘어와서요, 탄소배출권 ETF도 선물운용 방식이기 때문에 만기가 가까워진 선물은 팔고 만기가 많이 남은 선물을 사는 롤오버 비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운용하고 있나요?▷박수민 부장
탄소배출권도 선물운용 방식이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이 발생합니다. 유럽, 글로벌 모두다 마찬가지이지요. 많은 분들이 아마 선물 가격을 결정짓는 요인 들에 대해 알고 계실거 같아요. 보통 원자재의 경우 보관비용이 가격에 반영이 되는데, 이는 만기가 많이 남은 원월물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겠죠. 탄소배출권의 경우 하나의 권리이기 때문에 보관 비용이 없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니 원월물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체 매매를 할 때 비용이 적게 드는 요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원자재에 비해서 롤오버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적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수지 기자
지난달 말에 4개 상품이 동시에 상장했는데요. 각 상품의 특징을 설명해주신다면요?▷박수민 부장
탄소배출권이라는 자산에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초 지수가 다르기 때문에 롤오버 방식이라던지, 글로벌 탄소배출권의 경우 편입 자산의 비중 들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습니다. 유럽의 경우 SOL 유럽탄소배출권 ETF는 11월에 1번, 5영업일 동안 선물 교체 매매를 시행하고, SOL글로벌 탄소배출권 ETF는 11월 마지막 영업일에 롤오버를 진행합니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과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은 9월 10월 11월 에 동일한 비중씩 익년 만기의 월물을 롤오버를 진행합니다. 롤오버 시기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선물 만기 월물의 비중이 달라질 수 있어 이러한 부분은 운용사들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총괄=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 나수지 기자
촬영, 편집=김두겸 PD
디자인=이지영 디자이너
제작=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