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완화 정도 조정해 나갈 것"

"추가 인상 시기, 코로나19 상황 등에 달려"
"소비자물가, 당분간 2% 상회하는 오름세 보일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후 크게 완화했던 통화정책 기조를 점차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며 "금융·경제여건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전개와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그리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의 견조한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요인에 더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가세해 상승률이 2%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과 가계부채 누증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였던 0.50%에서 0.75%로 인상했다. 추가로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종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부문에 대해선 대출지원을 강화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하는 한편, 취약 부문에 대한 대출 지원제도 또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 핵심 업무추진과 관련해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대비해 내년중에는 CBDC 발행이 한국은행의 정책수행에 미칠 영향을 비롯한 제반 고려사항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겠다"며 "지급결제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한편 새로운 지급서비스 플랫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후변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부각될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바람직한 정책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며 "직원의 전문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