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논술길잡이] "여러 제시문이 하나의 입장이면, 저마다 고유한 역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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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6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지난 시간의 문제에 대해 풀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통합요약 유형으로, 성균관대 논술의 전형적 유형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외국어대 1번 유형이 이와 유사하며, 다른 학교들에서도 가끔씩 질문으로 던져지는 쉬운 듯하면서 어려운 물음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입장’을 요약하는 것입니다. 여러 제시문이 하나의 입장을 구성한다면, 각 제시문마다 고유한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제시문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입장을 대변한다면, 어떤 제시문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거나 대안을 보여주는 등 기본적인 주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이러한 역할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제시문 간 논리적 선후관계를 구상하고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연습을 한다면, 설령 제시문이 네 개가 아니라 여덟 개가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매끄럽게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1]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중심으로 <제시문 1>~<제시문 4>를 상반된 두 입장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분류된 입장에 따르면 다음의 <보기>는 어느 쪽에 속하는지 설명하고, 각 입장의 통합적 논지를 요약하시오.첫 번째 문제의 풀이를 위해 각 제시문의 핵심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시문 1>
(기능론자들의 일반적 관점) 사회는 각 요소의 유기적 조화에 의해 유지된다.
뒤르켐에 따르면 사회는 신체와 같은 유기적 구조로, 다양한 제도와 구성원 간 협동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제시문 4>
전쟁은 사회와 국가의 발달을 위해 필수적이다.
전쟁을 통해 더 큰 정치 단위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위 글을 엮어 하나의 입장으로 간결하게 통합한다면 아래와 같겠군요.[입장요약] 1, 4를 포함하는 기능론적 관점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사회의 모든 요소가 사회 전체의 기능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해한다.
두 번째 입장의 제시문들도 요약해 봅시다.
<제시문 2>
갈등론자들은 사회의 각 요소들이 서로 갈등과 모순관계에 있다고 본다. 불평등에 의한 계급 간의 필연적 투쟁을 제시한 마르크스처럼, 이들은 모든 집단 속의 분화가 갈등의 바탕이 된다고 이해하기 때문이다.<제시문 3>
사회적 갈등은 손실이므로 없애야 할 대상이다.(라고 연구기관이 이해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갈등이 경제적으로 환산해도 큰 손실이며 사후 수습이 어려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입장요약] 2, 3의 갈등론적 관점은 계급 간 갈등이 사회현상의 본질이라고 보며, 사회현상의 부조리에 주목한다.
두 입장 요약을 두괄식으로 정리한다면 아래와 같이 기술할 수 있습니다.
[모범답안] <보기>는 기능론적 관점으로 분류된다. <보기>는 구성원의 이기심이 오히려 사회 전체의 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보며 이기심의 사회적 기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기>와 함께 <제시문> 1, 4를 포함하는 기능론적 관점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사회의 모든 요소가 사회 전체의 기능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해한다. 기능론자들은 일반적으로 사회가 그것을 구성하는 각 요소의 유기적 조화에 의해 유지된다고 본다. 대표적 기능론자인 뒤르켐에 따르면 사회는 신체와 같은 유기체로, 다양한 제도와 구성원 간 협동에 의해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쟁과 같이 극단적인 폭력도 기능론적 관점에서는 국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이해된다. 왜냐하면 전쟁을 통해 더 큰 정치 단위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제시문>2, 3의 갈등론적 관점은 계급 간 갈등이 사회현상의 본질이라고 보며, 사회현상의 부조리에 주목한다. 일반적인 갈등론자들은 각 사회 요소들이 서로 갈등과 모순 관계에 있다고 전제한다. 불평등에 의한 계급 간의 필연적 투쟁을 제시한 마르크스처럼, 이들은 모든 집단 속의 분화가 갈등의 바탕이 된다고 이해한다. 이 관점에서 대부분의 사회적 논쟁은 사회 운영에 불필요한 갈등으로 해석된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접근처럼 사회갈등은 경제적으로 환산해도 큰 손실이며 사후수습이 어려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문제2] 아래 <신문>의 상황을 바탕으로, 위 논제 1의 두 입장이 갖는 가치나 한계를 각각 평가하시오. (<보기>의 상황을 먼저 정리해도 무관하나 그 경우에는 간단히만 정리할 것)
[모범답안] <신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로 인한 국내 농업의 피해와 그 대책을 수립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갈등론적 관점은 불완전한 미래의 대비를 위해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무엇보다 갈등론적 관점은 사회의 변동이 미칠 해악에 대해 경계하고 방어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적 접근이 없으면 <신문>의 상황에서 농가는 무방비하게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식량자원의 위축 때문에 국가 전체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또한 갈등론적 관점은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모순을 해결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폐업농가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책과 자구책이 마련되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고려되는 것이다. 이처럼 갈등론적 관점은 보다 안전한 미래에 기여할 것이다.
한편 <신문>의 상황을 바탕에 둘 때, 기능론적 관점은 협동과 조화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미래 변화에 안일하다는 한계를 지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능론적 관점은 모든 사회의 요소가 결국 사회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FTA에 따른 국내 농산업의 위축도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해석할 것이다. 이는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된다.첫째는 피해자를 간과하는 것이다. 농민들의 생계는 협정 체결로 인해 당장 위기에 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론적 관점에 있으면 그들의 고통조차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무역협정의 이익을 독점하는 강자의 논리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전쟁도 거시적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제시문 4>의 논리는 전쟁에서 죽어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묵과한다. 또한 이와 같은 사회변동의 해악을 무시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오히려 이 입장에서는 농민을 포함한 구성원이 사회변동에 적응하고 순응하여 조화롭게 유지되기를 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