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달래기' 나선 與, 명낙대전 후폭풍 수습모드

일부 국지전 여진은 계속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빚어진 내홍이 일단 '수습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이재명 후보가 좀처럼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일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의 이탈마저 우려되자, 원팀 정신을 앞세워 후폭풍 수습의 첫 단추를 끼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대장동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기에 원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을 이어갈 경우 본선 승리의 길도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어 보인다.

당 지도부는 이날 이 전 대표와 지지자들 달래기에 나섰다.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와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발언에 대해 "숭고한 결단"이라고 연신 추켜세웠다.

그는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를 회고하며 당의 단합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를 향해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송 대표는 경선 기간 이 전 대표측으로부터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에 휘말린데 이어 경선 이후에도 일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의 '문자 폭탄' 등 행태에 "일베 수준"이라고 비난했다가 격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준 이낙연 후보님의 대승적인 결단과 깊은 충정에 진심 어린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가진 이 후보도 이 전 대표와의 최근 통화를 소개하며 "그 품격과 품 넓음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원로, 중진으로서, 정말로 많은 정치 경험을 가진 선배로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존경하는 이낙연 후보께서 폭넓게 받아주시고 하시기에 하나의 단일대오로 반드시 내년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도 말했다.

전날 나흘 만의 칩거를 깨고 캠프 해단식에 참여해 그간 쌓인 격정을 쏟아냈던 이 전 대표는 "이정표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스스로 말한 대로 당분간 잠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방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낙선 인사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머지않아 이 후보와 회동하고 선대위에 참가하리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도 국정감사가 끝나는 20일 이후가 유력하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는 서로를 추스르는 기간"이라며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해서 돌아오면 다시 당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선 갈등의 잔불이 아직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양측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여전히 소셜미디어(SNS)에서 으르렁대는 분위기다.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이 전날 "배제와 낙인의 언어"라며 송 대표를 우회 비판한 것과 관련, 이낙연 캠프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이날 "이재명 측의 온갖 비방, 모략, 네거티브와 '이심송심' 송영길의 편파 언행이 난무할 땐 딴전 피우다가 이제 와서 무슨 점잔 떠는소린가"라고 쏘아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