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나는 인정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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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A대리의 사직서
얼마전부터 A대리의 표정이 밝지 않다. 책상에 앉아 시무룩한 표정으로 PC만 보고 있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나간다. 말이 없고 표정이 무겁다 보니 동료들은 무슨 걱정이 있겠지 하는 심정으로 눈치만 보기만 한다. 퇴근하겠다는 말도 없이 퇴근하는 일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팀장은 A대리를 불러 무슨 일 있냐 묻는다. A대리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사직서를 제출한다.
팀장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사직하려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A대리는 회사와 자신이 하는 업무는 좋지만, 이곳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고, 투명인간 취급 받는 것이 싫어 떠나고 싶다고 한다. 그 누구도 A대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않고, 힘든 것 같아 개인이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고 했으나, 막무가내이다.
팀장은 A대리에게 왜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냐고 물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성과도 낮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아 힘들다고 한다. 팀장은 A대리를 말없이 바라보다 한마디하고 면담을 마쳤다. “A대리는 자신에 대한 자존심을 더 가져야 한다”
회사에서 나의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자신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물며 회사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알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내가 회사와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파악하여, 회사와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판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음 10개의 체크리스트에 1점(매우 아니다)~ 5점(매우 그렇다)의 점수를 부여해 보자.
① 나는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②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과 도전할 기회가 자주 주어진다.
③ 나는 지난 1주일간, 주변의 인정과 칭찬을 3번 이상 받았다.
④ 회사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간적으로 대해 준다
⑤ 회의나 미팅에서 나의 의견이 반영된다
⑥ 내가 맡은 업무는 비중이 높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⑦ 회사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다.
⑧ 상사와 선배는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 강한 피드백을 주며 성장하도록 지원해 준다.
⑨ 지난 6개월간 나의 꿈과 경력개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있다.
⑩ 지난 1년간 회사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었다.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특징
B사장에게는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최연소 팀장 선임, 최연소 임원 승진, 최연소 1조 달성 주역, 최연소 본부장 선임, 최연소 사장 승진, 최초 회사 명예의 전당 선정 등 굵직한 최연소 또는 최초가 많다. 사장 취임식을 마치고 B사장에게 고속 승진 비결을 물었다.
B사장은 “앞만 보고 달리는데 부족한 저를 주변에서 많이 이끌고 지원해 줬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습니다”라는 짤막한 말로 대신한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은 일과 관계에 있어 그들만의 비법이 있다. 물론 경제뿐 아니라 예술, 체육, 문학, 종교 등 모든 영역의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껏 만났거나 책을 통해 정리하게 된 인정받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이들은 자신을 사람하기 때문에 긍정적 사고를 갖고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절대 자기비하하는 일이 없다.둘째, 해야 할 꿈과 목표가 명확하다.
꿈과 목표가 있어서인가? 이들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여 실행한다.
셋째, 변화를 읽고 방향을 정해 선제적 조치에 강하다.
항상 전문가를 만나거나 책을 통해 변화를 인지하기 위해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넷째, 올바른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한다.
이들은 의사결정의 프레임이 있어 간결하면서도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다.다섯째, 일의 방법보다는 의미에 치중한다.
일의 의미와 왜 해야하는가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항상 우선으로 한다.
여섯째,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한다.
자신을 낮춰 경청하고 공감하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으려 노력한다.
이들은 받으려 하지 않고 주려고 한다. 공유하며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려 한다.
일곱째, 인간미가 느껴진다.
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격한 화를 내지만, 근본적으로 일과 관계에 그만의 품격이 있다.
이들이 요청과 감사하는 방법은 다르다. 요청을 하기 전 보다 요청을 마쳤을 때 이들은 더욱 인정을 받는다. 이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기본을 잃는 것이다.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경영자가 되고 싶은가? 일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인간 관계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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