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에 빠졌다면 이것도 보길"…BBC 추천 K-드라마는?

"'오징어게임' 韓 쓰나미 물결"
"코로나로 서구 엔터 '셧다운'"
"K-드라마, 독창적 아이디어 듬뿍"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영국 BBC가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계기로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BBC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의 치솟는 인기는 몇 년 동안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 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신 물결"이라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같은 K팝 스타들은 음악계 대세로 떠올랐고, 영화 '기생충' '미나리'는 오스카에서 성공을 거둬 할리우드를 뒤집었다"고 평가했다.BBC는 "지금까지 1억1100만명에 달하는 넷플릭스 사용자가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면서 넷플릭스 사상 최대의 인기작이 됐다"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K-드라마의 인기는 하룻밤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지난 수십 년간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 요인으로는 "1990년대 한국이 정치적 자유화가 늘어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고, 일본이 쇠퇴하면서 고도성장한 중국에서 미국의 TV 프로그램보다는 더 친근하고 도덕적으로 입맛에 맞는 한국 문화가 급부상했다"라고 분석했다.

또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인터넷으로 영어 자막과 함께 합법적으로 K-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넓은 시청자를 확보하게 됐다"라고 꼽았다.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말 그대로 '셧다운'되면서 작품 제작이 중단되자 진정으로 K-드라마 열풍이 불었다"며 "2020년 아시아에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시청이 2019년보다 4배나 증가했다"고 짚었다.

영국 작가 데일러 디올 럼블은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는 보통 극도로 양식화돼 있고 화려하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때문에 현실에서 빠져나와 도피하기에 아주 좋다. 암울한 몇 년을 보낸 사람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엔터테인먼트에 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타지, 공상 과학, 액션, 스릴러(공포) 등 한국 드라마에는 영국이나 미국 채널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예상치 못한 줄거리가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며 "나체나 섹스는 거의 없다. 한국 사회는 보수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콘텐츠가 다문화적 매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BBC는 "오징어 게임에 중독됐다면 이제 다른 K-드라마도 보라"며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상속자들' '킹덤'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