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매매 넘쳐나는 트위터

'청소년 유해물의 온상' 오명

검색만 하면 손쉽게 접근 가능
음란물 제작·유포자 잇단 검거

“#조건#10대#미자#용돈.”

트위터에서 이런 단어를 검색하면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의 성매매 홍보 게시물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돈이 필요해서 처음 해보는 것”이라며 자신의 사진과 신체정보, 거주지 등을 알리고 조건만남을 희망하는 게시물이 수백여 건이다. 반대로 성매매 대상 10대를 찾는 글도 있다.

SNS에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아청물), 10대 성매매 및 마약판매 홍보물 등 청소년 유해게시물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엔 성 관련 게시물뿐 아니라 마약 성분 식욕억제제 ‘디에타민’ 판매 글도 우후죽순처럼 올라오는 실정이다.

디에타민은 10대들이 ‘살을 뺀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오·남용해 문제가 된 약물이다. 이 약은 의사 처방에 따라서만 복용할 수 있으며, 16세 이하 청소년 등은 처방받을 수 없다. SNS에서는 이 같은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구하고 판매하는 게시물이 빈번히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는 성인 인증을 해야 하는 랜덤채팅이나 초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텔레그램과 달리 대부분 공개돼 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검색만 하면 게시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텔레그램 등 성착취물 유료 계정의 홍보용으로 사용되거나 미성년자의 범죄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일일이 규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청소년 유해매체 모니터링단을 운영 중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명확한 아청물, 성착취물 등 청소년 유해게시물이 확인되면 모니터링해 본사에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며 “개별 계정에서 올리는 성매매 게시물, 음란물 등은 사적 통신 영역이라 일일이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트위터로 음란물, 아청물을 제작 및 유포한 이들이 잇따라 검거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팔로어가 8만6000여 명에 달하는 트위터 계정 ‘마왕’ 운영자를 지난달 24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청에서는 지난달 14일 구독형 SNS에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씨를 검거했는데, A씨 역시 “트위터 등에서 ‘맛보기 영상’과 채널 링크를 올리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모았다”고 실토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성범죄 발생 건수는 4831건으로, 2017년 2464건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