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면수업 첫날…"재미 없었는데 이제라도 전환돼 다행"

대학·직장서 위드코로나 준비…번화가 분위기는 아직 냉담
사건팀 = 서울대가 대면 수업 기조로 전환한 첫날인 18일 교정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이날 오전 10시께 공대 39동 321호 강의실에는 학생 10여명이 수업을 들으려 모였다.

이전까지 비대면으로 마주하던 교수와 학생은 이날 처음 만났다.

내달부터 시행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앞서 이날부터 일부 완화된 방역 조치가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가운데 서울대도 이날부터 대면 수업을 시행했다. 학과 사무실에서는 수업과 시험 자료 등을 준비하느라 직원들이 쉴새 없이 움직였고, 학교 곳곳에 책가방을 든 학생들도 나타났다.

학교 체육관 앞에서 만난 김모(26)씨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체육 수업을 대면으로 한다고 해 체육관 위치를 확인하러 왔다"며 "체육 수업도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방식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이제라도 전환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대면 수업이 전면 활성화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사회대와 인문대, 대운동장 등에서는 수업을 하는 강의실을 찾기 어려웠다.

인문대 수업을 수강 중인 홍모(25)씨는 "지난주부터 대면으로 전환되길 기대했는데 강의실에서 쓸 방역용 투명 칸막이가 부족해 어렵다는 공지를 들었다"면서 "준비가 아직 덜 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서울 각 대학도 소규모 수업을 중심으로 대면 수업을 속속 재개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는 현재 수업을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 중이나 이달 말 중간고사를 마친 뒤 방역지침이 완화되면 당초 이번 학기 대면으로 개설된 학부 50명 미만, 대학원 20명 미만 수업은 대면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연세대도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완화되면 소형 강의 위주로 대면 수업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이달 5일부터 이공계 실험·실습과 체육 실기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강대는 이달 말 이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대면 수업 확대를 논의하기로 했다.

대학뿐 아니라 그간 재택근무를 했던 기업들도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다시 사무실 출근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직장인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년 넘게 재택을 하다 보니 너무 익숙해졌는데 곧 매일 회사에 나가야 한다니 힘들 것 같다" 등 출퇴근 스트레스를 걱정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하지만 일부는 "재택 중 업무에 집중이 안 되고, 일도 많아진 느낌이었는데 드디어 벗어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사무실 복귀를 반기기도 했다.
대학과 직장이 다시 북적거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강남과 홍대 등 서울 주요 번화가 자영업자들의 표정은 아직 어두웠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오늘부터 8명까지 함께 앉을 수 있다지만 이번 주 저녁 예약률이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률이 조금 더 오르면 회식 분위기가 돌아올 수 있겠지만 이번 달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달 말까지는 서울 식당과 카페 등이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대입구역에서 노래방을 27년째 운영하는 A씨는 "운영시간이 아직 그대로라 손님들이 밥과 술을 다 먹고 노래방을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