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스마트팩토리 'E-FOREST'…로봇이 스스로 차종 찾아 조립

현대자동차·기아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이-포레스트(E-FOREST)’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기아는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름을 ‘이-포레스트(E-FOREST)’로 정하고, 유튜브 등에 소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포레스트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회사의 확고한 의지이자 구축 비전”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생태계 ‘이-포레스트’

이-포레스트는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 제조 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 생태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E)’는 효율적(efficient), 경제적(economical), 환경(environment), 뛰어남(excellence), 모든 것(everything) 등을 의미하는 영단어 첫 글자에서 가져왔다. 여기에 숲, 생태계를 뜻하는 포레스트를 결합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를 나타냈다.이-포레스트가 지향하는 가치는 세 가지다. 유연한 자동화, 지능화, 인간 친화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지향하는 첨단 기술로 스마트팩토리를 완성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 최고의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연한 자동화는 물류·조립·검사 등의 고도화된 자동화를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 제조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해 고객 만족을 추구하겠다는 가치다. 지능화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ICT 기반 지능형 공장 관리 시스템으로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인간 친화는 유해한 작업 환경을 자동화하거나 작업자 부담을 덜기 위한 협업 로봇 등 인간 친화적 스마트기술을 적용해 미래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울산5공장 제네시스 생산 라인을 이-포레스트 시범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표준 모델을 정립하고 국내외 공장별 특성을 고려해 브랜드 확대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선보일 미래 모빌리티 역시 이-포레스트 아래 생산될 예정”이라며 “이-포레스트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AI를 생산에 접목

현대차·기아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도입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노력했다. 2017년엔 위치추적 센서, 고용량 메모리, 무선통신 칩으로 이뤄진 스마트태그 시스템을 공개했다. 자동차를 조립하기 전 차체에 작은 태그를 부착해 조립 로봇 스스로 어떤 차종인지 파악하고, 해당 차종에 맞게 조립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전장 집중검사 시스템을 선보였다. 여러 공정에 걸쳐 진행하던 ADAS 품질 검사를 여섯 대의 협동 로봇을 활용해 단일 공정으로 바꿨다. 차량 한 대당 검사 시간을 최대 85초 이내로 줄여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2018년 무릎관절 보조형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첵스’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의자형 착용로봇이다. 2019년엔 조끼형 웨어러블 로봇 ‘벡스’를 선보였다.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이라고도 불린다.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기술도 자동차 생산 공정에 접목하고 있다. 2018년 AI 전담 조직 ‘에어랩’을 신설했다. 지금은 ‘기업 내 기업(CIC)’인 ‘에어즈 컴퍼니’로 진화해 자동차 AI 연구는 물론 모빌리티와 라이프 서비스 영역까지 기술 개발 범위를 넓혔다.

자동차 생산 공정 분야 AI 연구와 적용은 에어즈 컴퍼니의 에어랩에서 담당하고 있다. 에어랩이 개발한 도장검사지 딥러닝 스캐닝 인식 기술은 자동차 도장면 검사 공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도장 품질 수준을 높였다. 도장검사지는 검사자가 차량 도장 표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이상 부위를 발견했을 때 위치와 이상 유형(코드)을 기록한 문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