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간장' 기꼬만, 단일품목으로 세계 제패 [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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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TV 방영 프로그램 중 음식 관련 프로그램의 숫자가 압도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음식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식재료, 조미료, 조리방법 등 디테일한 내용과 각자의 노하우들이 컨텐츠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내는 조미료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 조미료 중 ‘간장’은 기본적으로 메주와 소금베이스로 숙성시간이나 추가 재료 투입에 따라 진간장, 국간장, 양조간장 등 이름도 다양합니다.
기꼬만, 간장 단일품목으로 이미 글로벌에서 입지 다져
지속된 M&A로 남미·유럽 타깃 사업 진행
이러한 대표 조미료인 간장을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를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1917년에 설립되어 100여년 이상 간장을 만들고 있는 기꼬만(2801)이라는 회사입니다. 1960년대 ‘데리야끼 소스’를 처음 만들어 상품화한 회사이기도 하며, ‘델몬트’의 아시아, 오세아니아 판권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현재 시가총액 약 18조원에 거래 중입니다.이 회사의 사업부은 단순합니다. 식료품 제조 및 판매 사업이 매출의 약 95%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실적을 기준으로 숫자를 조금 살펴보면, 매출 약 4조6000억원 중 수출 비중 65%, 일본 국내 매출이 35% 수준입니다. 수출 비중 중 약 70%는 미국, 12%는 유럽에서 발생합니다. 기꼬만 간장은 현재 해외 7개 생산거점을 가지고 100여개국에 수출 중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세분화해 보면 기꼬만 매출 중 약 30%는 ‘간장’ 이라는 단일 상품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장류(간장, 고추장, 된장, 쌈장) 대표 회사인 샘표식품의 20년 전사 매출이 약 3200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기꼬만이 아시아 이외 특히, 북미 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후인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에 온 미국인들이 간장에 익숙한 맛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그 가능성 계기로 미국진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꼬만은 같은 양조법, 누룩곰팡이를 사용하더라도 물 맛 등 자연환경이 다르면 간장의 맛이 달라지므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제조관리시스템을 향상시켰고, 현지의 음식문화와 융합하는 노력을 지속했습니다. 그 결과 90년대 중반 들어서는 미국 간장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했고 KIKKOMAN(기꼬만)이라는 회사이름이 간장(Japanese soy sauce)이라는 대명사로 쓰일 정도로 브랜드가 정착됐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된 인수합병(M&A)으로 기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남미와 유럽을 새로운 타깃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K-Food라는 이름으로 국내 식품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라면(짜파구리), CJ제일제당은 만두(비비고), 치킨과 맥주로 대표되는 BBQ, 교촌치킨 등은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일부 음식만의 일시적인 유행이 되지 않으려면 현지화에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간장이라는 단일품목으로 이미 글로벌에서 입지를 갖춘 기꼬만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한식의 확장을 이루려는 한국기업들에 관심을 두고 실적을 체크하다 보면, 그 사이에서 투자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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