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고 전세난 겹치자…민간임대도 '억대 웃돈'

청주·용인·안성 등 청약 과열
경쟁률 수백 대 1 치솟아
분양 전환때 갈등 커질수도
아파트값 급등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민간임대 아파트 청약 시장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로 치솟고 임차권에 억대 웃돈을 붙여 파는 투기 수요까지 청약에 뛰어들고 있다.

1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이 충북 청주시에 공급하는 기업형 임대아파트 ‘오송역 파라곤 센트럴시티 2차’는 전날 미계약분 300여 가구에 대해 선착순으로 진행한 추가 계약 현장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하루 종일 기다리다가 선착순에 밀려 모델하우스에 입장하지 못한 대기자들이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탓이다. 이 단지는 지난 2~3일 시행한 최초 청약에서 1673가구 모집에 18만 명 넘게 몰려 약 10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민간 건설회사가 공급하는 임대아파트인 민간임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장 8~10년까지 임차가 가능한 데다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으로부터 자유롭다.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면 기존 임차인에게 우선분양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올 들어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는 민간임대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용인에서 공급한 ‘용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715가구 모집에 16만2683명이 신청해 평균 227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달 청약 신청을 받은 ‘안성 금호어울림 더프라임’도 평균 경쟁률이 213 대 1에 달했다. 5월 경기 평택에서 공급한 ‘안중역 지엔하임스테이’는 민간임대 역대 최고 경쟁률(286 대 1)을 경신했다.일반 아파트 청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 보니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전매하려는 투기 수요까지 청약에 뛰어들고 있다. 민간임대는 청약통장이나 당첨이력, 주택 소유 여부 등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이 가능한 단지가 대부분이다. ‘용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물건을 취급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전용 84㎡ 고층 물건은 웃돈이 2억원 가까이 붙어 있다”며 “보증금 9억원에 월세로 매달 100만원씩 10년 동안 납부해야 하지만 10년 후 시세와 분양전환 등을 고려해 웃돈을 붙여서라도 임차권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분양전환과 관련한 제도가 미비해 추후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주자 모집 공고에 임차인 우선분양권 부여 여부나 분양가 책정 등을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단지가 많아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로서는 분양가 산정 시점을 뒤로 미룰수록 이득이기 때문에 민간임대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추후 분양전환 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건설사와 수분양자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