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추정 미사일 발사…靑 이번에도 '도발' 규정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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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보란듯 올 8번째 도발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서만 8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특히 SLBM 발사는 미국이 사실상의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고강도 무력도발이다. 정부는 “깊은 유감”이라면서도 북한을 의식한 듯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일 3국 고위급 간 협의가 잇달아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함남 신포 해상서 동해상 발사
靑 NSC "깊은 유감"만 표명
美국무부 "안보리 결의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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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초강도 무력 도발에 나섰지만 정부는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도, 규탄하지도 않았다. 정부는 이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와 통일부 모두 이번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인 태도”라고 하는 등 최근 잇따른 북한의 ‘이중기준’ 비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미국은 이런 행동을 규탄하며 북한이 정세를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을 SLBM 발사 시점으로 선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에선 이날 한·미·일 정보수장이 회동했고, 현지시간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선 3국 북핵수석대표들이 협의를 가졌다.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한·미 양자 간 협의 직후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처음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가 최근 종전선언만 언급하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