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만난 바이오] ‘위드 코로나’에 필요한 위중증 환자 예측 수리 모델링

글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장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19 감염병은 현재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 누적 감염자가 27만 명을 넘었으며, 누적 사망자는 2427명이다(9월 23일 기준). 세계적으로는 2억3000만 명이 누적 감염됐으며, 472만 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감염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등 공중보건 위기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피해도 누적시키고 있다.

대유행 이전 증가한 유효 감염재생산지수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향후 신규 확산 규모를 예측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변경하면 확산 규모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백신 접종의 증가,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주된 목표를 ‘신규 확산 억제’에서 ‘위중증 및 사망자 감소’로 전환하고자 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 향후 확산 뿐 아니라 위중증 예측 작업도 필요하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 연구팀은 매주 코로나19 확산 및 위중증 환자 예측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에서는 이를 방역정책 수립에 이용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및 위중증 환자 예측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확산 예측을 위해서는 먼저 유효 감염재생산지수(effective reproduction number), Reff(t)를 설정해야 한다. Reff(t)는 시각 t(일일 단위)에 ‘신규 감염된 감염자 수’를 t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전체 감염자 수’로 나눈 값이다. Reff(t)가 1보다 크면 감염병은 현재 규모보다 크게 확산되고, 1보다 작으면 감소한다.Reff(t)는 코로나19 확진 자료, 그리고 감염원(infector)이 감염자(infectee)를 감염시키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나타내는 세대기(generation time) 분포 등을 이용해 갱신 방정식(renewal equation) 또는 구획 모형(compartment model)과 자료동화 기법(data assimilation method)을 이용해 계산할 수 있다. <그림 1(a)>는 자료동화 기법을 이용해 계산한 국내 Reff(t) 결과다. 2020년 11월 3차 대유행, 2021년 7월 4차 대유행 이전에 Reff(t)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그룹별 확산 예측 등 목적에 맞는 분석 가능해

코로나19 확산 예측을 위한 향후 유효 감염재생산지수는 현재까지의 유효 감염재생산지수 결과, 그리고 백신 접종 자료 및 사회적 거리두기 변화를 반영해 설정한다. <그림 1(c-d)>는 2021년 4월 23일까지 코로나19 확진 자료를 이용한 향후 4주 확산 예측 결과를 보여준다.<그림 1(c)>의 검은 실선으로 표시된 Reff는 확진 자료(해외 감염 제외, 1주일 이동평균)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이고, 빨간색 점선 및 영역은 향후 Reff 설정 결과다. 빨간색 점선은 확진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마지막 날짜의 Reff이고 빨간 영역의 (최솟값, 최댓값)은 (0.9×Reff’(1.1)×Reff)이다.

빨간색 점선과 빨간 영역의 최솟값, 최댓값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감소하는 이유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감염 예방 효과를 반영한 결과다. <그림 1(d)>의 초록색 선은 현재까지의 확진 결과고 빨간색 점선과 영역은 향후 확산 예측 중위값, 최솟값, 최댓값을 나타낸다.

<그림 1(d)>의 검은색 실선은 실제 향후 확진 결과인데, 예측 범위 내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e-f)>는 2021년 7월 16일까지 확진 자료를 이용한 확산 예측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1(c)>와 다르게, <그림 1(e)>의 향후 Reff 설정을 할 때, 확진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마지막 날짜의 Reff의 10% 감소된 값을 기준선으로 설정했다.즉 빨간색 점선을 0.9×Reff로, 빨간 영역의 (최솟값, 최댓값)은 (0.9×0.9×Reff’0.9×1.1×Reff)로 설정했는데, 그 이유는 7일 전인 2021년 7월 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변화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그림 1(f)>의 검은색 실선은 실제 향후 확진 결과인 검은색 실선이 예측 범위 내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예측을 위해서는 연령그룹별 확산 예측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연령그룹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제공하는 연령그룹별 중증화율 자료를 이용해 향후 위중증 환자 예측을 하고 있다. <그림 2>는 2021년 9월 22일까지 연령그룹별 확진 자료를 이용한 향후 연령그룹별 확산 예측 결과다. <그림 3>은 향후 신규 확진자로 인한 일일 위중증 환자 예측 결과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 및 위중증 환자 예측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벗어나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저자 소개>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장
현재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장을 맡고 있으며, 서강대학교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감염병 확산 수리모델링과 복잡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