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답게, 하지만 새롭게…데뷔 12년 차 도전은 계속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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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 20일 새 앨범 '원티드' 발매그룹 씨엔블루(CNBLUE)가 정체성과 변화를 동시에 담은 앨범으로 돌아왔다.
잘못된 인연 미련 없이…타이틀곡 '싹둑'
"콘셉추얼한 변화 시도, 확 바꿔보자는 마음"
씨엔블루(정용화, 이정신, 강민혁)는 20일 오후 아홉 번째 미니앨범 '원티드(WANTED)'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 토크쇼를 개최했다.약 11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컴백하게 된 씨엔블루는 소감을 밝히며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전역하고 '과거 현재 미래'라는 발라드곡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곧 콘서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라이브를 할 때 즐거운 노래가 될 수 있도록 의식해서 곡을 만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원티드'에는 타이틀곡 '싹둑(Love Cut)'을 비롯해 치열한 현대 사회를 자신감으로 이겨내자는 이야기가 담긴 펑키한 장르의 '99%', 감미로운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인 이정신의 자작곡 '홀드 미 백(Hold Me Back)', 씨엔블루 특유의 세련됨이 묻어나는 모던 록 장르의 '엉터리', 정용화의 감미롭고 포근한 보컬 색이 두드러지는 '타임 캡슐(Time Capsule)'까지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콘셉추얼한 변화를 가미했다는 것. 그간 모던하고 댄디한 매력을 강조해온 씨엔블루는 이번에 '헌터'로 변신해 콘셉추얼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불필요한 관계를 미련 없이 가위로 '싹둑' 끊어내고 자유를 쟁취하는 '헌터'가 된 멤버들이다.이정신은 "지금까지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확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강민혁은 "준비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휘파람 소리에 주제를 담아보자고 해서 서부 영화 분위기가 나게 작업해봤다. 영화 '놈놈놈' 이야기도 하면서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내보면 어떨까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 정용화는 "지금까지 콘셉트를 준 앨범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없더라. 이번을 계기로 조금씩 안 해봤던 걸 해볼까 싶다"고 전했다. 이정신 역시 "팬분들이 앨범을 봤을 때 볼 거리도 좀 풍부해지길 바랐다"며 수긍했다.타이틀곡 '싹둑'은 정용화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19세기 후반 분위기를 담은 록 장르다. 디스코 리듬의 드럼과 베이스 연주, 서부 영화를 연상케 하는 기타 사운드와 피아노가 빈틈없이 곡을 채운다. 가사에는 우리 주위를 둘러싼 잘못된 관계들과 인연을 미련 없이 가위로 '싹둑' 끊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다.
이번 앨범을 통해 씨엔블루는 우리 주위를 둘러싼 잘못된 관계들과 인연, 그리고 이를 끊어낼 용기에 주목한다. 평소 멤버들은 '끊어낼 용기'가 큰 편인지 묻자 정용화는 "잘 못 끊는 성격이다. 그래서 곡을 쓸 때 그런 열망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고 답했다.이어 강민혁은 "처음부터 끊지는 않고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삼세번이라고 하지 않느냐. 기회를 주고 끝낸다"고 했고, 이정신은 "난 잘 못 끊는다"고 즉답했다.
또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정신은 "이전 앨범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을 준비할 때 가장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데뷔 12년차인 씨엔블루에게 오랜 시간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는 건 무엇일까.
강민혁은 "멤버들도 있고, 씨엔블루 음악을 사랑해 주는 팬들과 대중들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우리 노래를 열심히 들어주고, 공연장에서도 불러주는 게 우리에게 제일 큰 원동력이 된다. 그분들에게 어떤 좋은 노래로 보답할지 고민하다보면 또 다른 좋은 앨범이 나오고, 그렇게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나이가 먹을수록 얻는 소재들도 많고, 그걸 바탕으로 음악 작업을 하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후배들을 보면서 배울 점도 많고, 그 친구들의 열정을 보면서 더 자극을 받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에 이정신은 "밴드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을 더했다.씨엔블루 하면 셔플 리듬의 경쾌한 모던록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이들의 음악적 특징은 뚜렷하다. 그렇다고 해서 장르적으로 단조로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는 음악적 색깔을 설정해두지 않는다는 씨엔블루의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정용화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그때 당시에, 그 나이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좋고 재밌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 모르겠다는 게 재미있는 점인 것 같다.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어떤 음악을 할지 나도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부분"이라면서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얻고 싶은 성과에 대해 질문하자 이정신은 "10년이 넘었음에도 활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멤버들한테도 고맙다"고 했고, 강민혁은 "늘 멤버들과 꾸준히, 오랫동안 음악하는 게 각오였다. 씨엔블루의 노래를 많은 분들이 들었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밝혔다.씨엔블루의 아홉 번째 미니앨범 '원티드'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