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도 코로나19처럼 숨결로 전염…기침전파 통념 깨졌다

기침보다 호흡 40배 많고 균 90%가 날숨으로 배출
에어로졸 전파 확인…코로나19처럼 밀폐공간 주의보
결핵이 주요 감염 경로가 기침이라는 수십년 간 통념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호흡을 통해 공기 중 감염이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 연구팀은 19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52회차 세계 폐 건강회의에서 이 같은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감염자의 몸에서 나오는 결핵균 에어로졸(공기 중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의 90%는 숨을 내쉴 때 배출된다.

기존에는 결핵환자가 기침할 때 배출한 침방울이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면서 감염이 이뤄진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호흡으로도 균이 퍼지긴 하나, 기침을 통해 배출되는 양에 비해 비중이 크게 낮다고 평가됐었다.

실제로 연구진 역시 호흡과 기침 1회당 배출되는 결핵균의 양은 후자가 많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결핵 감염자가 1일 평균 2만2천회 들숨, 날숨을 반복하지만, 기침하는 횟수는 500회가량으로 그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호흡·기침 횟수와 발생량을 통틀어 볼 때 기침을 통한 결핵균 배출은 전체의 7%에 그치게 된다.

또, 기침보다 호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고 더 멀리 퍼진다.

다시 말해 기침을 하지 않았는데도, 감염자의 숨쉬기만으로 상당량의 균이 공기 중으로 퍼져 미감염자의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케이프타운 연구진은 결핵 역시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현재 확인된 코로나19 전파 방식과 유사하다.

코로나19 역시 대유행 초기 침, 콧물 등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나 접촉을 통해서만 전파가 이뤄진다고 파악됐으나, 이후 실내 등 밀폐 장소에서는 에어로졸이 퍼지며 호흡 중 감염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학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원래 바이러스보다 공중 전파에 더 적합해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환기 등 코로나19 전파를 억제하기 위한 각종 수단이 결핵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스턴 대학 소속 감염병 연구자인 로버트 호스버그는 "결핵 연구자들이 코로나19를 보면 '확산 속도가 높은 결핵'이라는 말들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으로 전 세계에서 150만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코로나19를 제외하면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