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빅테크·성장률이 증시 좌우…비트코인, 7만달러 넘나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지수는 0.43% 오른 35,609.34, S&P500지수는 0.37% 상승한 4,536.19, 나스닥지수는 0.05% 하락한 15,121.6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실적 장세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같은 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습니다.일각에선 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 ‘베어 마켓 랠리’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예상과 달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이어지자 주춤하던 미국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는데요. 거래량이나 규모 면에서도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이고 있나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락 예상이 많이 나왔는데요,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지난주 은행주들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이번주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자 대세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공급 차질 때문에 기업들이 실적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막상 집계해보니 기우였다는 게 확인된 겁니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까지 급등세를 타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그동안 주가의 추가 상승을 억눌렀던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이슈도 수그러들고 있습니다.

하역 적체 현상을 빚었던 서부의 수출입 항만에선 24시간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또 물가 급등을 걱정하는 경고가 많았는데, “지금 수준의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투자리서치 회사인 루쏠드그룹의 짐 폴슨 수석투자전략가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좀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오징어 게임만큼이나 미 증시에서 비트코인 ETF 상장이 핫 이슈입니다. 추후에도 관련 종목들이 추가로 상장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현지 전망도 다양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비트코인 ETF는 선물 기반 펀드입니다. 미래의 특정 시점에 약정된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선물 계약을 추종하는 상품인데요, 현물과 비교할 때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내 최초로 비트코인 기반 ETF를 승인해줬다는 점에서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조만간 비트코인 현물 ETF도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ETF의 상장 첫 날 거래량은 약 10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들이 매수에 동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월가에서도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비치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며 “금보다 낫다”고 밝혔습니다.

물가가 계속 뛰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헤지(위험회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ETF의 추가 상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세 전망이 더 많습니다.

다만 종전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들썩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중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코인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향후 투자자들이 체크할 이슈와 일정도 함께 말씀해주시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추이, 공급망 차질 정도와 인플레이션,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계속 주시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업 실적입니다.

이번주 남은 기간 인텔과 아메리칸항공 AT&T 스냅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3분기 성적을 내놓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다음주 빅테크 동향입니다.

25일 페이스북이 스타트를 끊고, 26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27일 애플, 28일 아마존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다음주가 이번 분기 실적 시즌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다음주엔 코카콜라와 보잉, 포드, 엑슨모빌 등 전통 굴뚝기업들도 투자 설명회를 엽니다.

경제 지표 중에서 꼭 확인해야 할 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입니다. 28일 발표되는데 2분기엔 6.7%를 기록했습니다. 경제분석 기관들은 3분기 성장률이 3~5% 정도로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걸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증시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조재길이었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경제 지표 및 실적 발표 일정>

25일(월) 실적 발표 : 페이스북

26(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10월, 전달은 109.3) /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8월, 전달은 19.7%) / 실적 발표 :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27일(수) 내구재 주문(9월, 전달은 1.8%) / 무역수지(9월, 전달은 882억달러 적자) / 실적 발표 : 애플 코카콜라 보잉 포드

28일(목) 미국 경제성장률(3분기, 전 분기엔 6.7%)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실적 발표 : 아마존 쇼피파이 29일(금) 개인소비지출 근원 가격지수(9월, 전달은 0.3%) /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10월, 전달은 64.7) /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10월 최종치, 직전은 71.4) / 개인소득(9월, 전달은 0.2%) / 소비지출(9월, 전달은 0.8%) / 실적 발표 : 엑슨모빌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