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메타버스 ETF···살까 말까 고민된다면 [한경제의 솔깃한 경제]

주코노미TV

국내 4개 운용사 메타버스 ETF 동시상장
총보수·괴리율·거래량 고려해 상품 선택
테마형 ETF는 보유종목도 확인해야
해외주식형 원한다면 미국의 META도 대안
주식투자인구 800만 시대, 아직 주식을 시작하지 못한 나머지 2000만 주린이들(경제활동인구 기준)을 위해 주식의 기초를 설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주코노미TV>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국내 시장에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4개가 동시에 상장했습니다.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를 묶어서 출시한 ETF는 이 4개 상품이 처음입니다. 운용사에서는 예전부터 상장 준비를 했다고 하는데 거래소 인력 부족으로 상장이 밀리고 밀리다가 이제야 나온 것 같아요. 다행히 메타버스 관련주 주가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ETF가 동시에 상장하면 기자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좋습니다. 성적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한 달 성적표, 100일 성적표 등 상품별로 수익률을 비교하고 업계 얘기를 덧붙여서 기사를 쓰곤합니다. 지난 5월 25일에 액티브 ETF 8개가 동시에 상장했을 때에도 많은 언론사들이 ETF끼리 비교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상품을 비교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준만 잘 세우면 됩니다. 메타버스가 요즘 가장 핫한 테마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굉장히 클텐데요, 이 4개의 상품이 '진짜' 메타버스 ETF일지, 상품간 비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면 좋을지, 세계 최초 메타버스 ETF인 미국의 META와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 얘기해봅니다.

운용사 4곳 동시 출격

이번에 상장한 메타버스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메타버스 ETF, 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메타버스 ETF,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ETF,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메타버스MZ ETF입니다. 이정도면 웬만한 운용사에서는 다 나섰다고 볼 수 있죠.
이 ETF들은 수많은 기업 중 ‘메타버스’랑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입니다. 코스피, 나스닥, S&P500 등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 ESG, 전기차, 2차전지 등 특정 테마랑 관련된 지수를 새로 만들고 그것을 따르도록 설계된 ETF를 테마형 ETF라고 부릅니다. 코로나19로 삶의 양상이 바뀌고 글로벌 ETF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상장된 ETF들은 메가트렌드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 BBIG, 기후변화, 탄소배출권 등등 다양한 테마형 ETF를 볼 수 있죠.

우리는 ETF의 이름만 봐도 이 상품이 어디에 투자하고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ETF 상품명은 운용사 브랜드와 추종지수의 조합이거든요. ‘TIGER Fn메타버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내놓았고 ‘Fn메타버스지수’를 따릅니다. Fn은 에프앤가이드라는 지수 산출 기관의 브랜드 이름입니다. ‘KBSTAR iSelect메타버스’는 KB자산운용의 상품으로 ‘iSelect메타버스지수’를 따릅니다. ‘iSelect’는 NH투자증권에서 만드는 지수의 브랜드명입니다. ‘HANARO Fn K-메타버스MZ’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출시했으며 ‘Fn K-메타버스 MZ 지수’를 추종합니다. 역시 에프앤가이드의 지수가 활용됐습니다. 그리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액티브 ETF입니다. 비교지수는 에프앤가이드의 ‘K-메타버스지수’입니다.

액티브 ETF vs 패시브 ETF

ETF를 나누는 큰 기준 중 하나는 ‘투자 방법’입니다. 지수를 따를 것이냐, 아니면 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사람이 개입할 것이냐에 따라서 패시브와 액티브로 나뉘죠.패시브는 ‘수동적인’이란 뜻이잖아요. ETF가 추종할 지수를 하나 선정하고 그것과 똑같이 움직이도록 설정한 상품이 패시브 ETF입니다. 그러니까 TIGER, KBSTAR, HANARO는 자기들이 따르겠다고 한 그 메타버스 지수의 등락이 그대로 ETF 가격에 반영될거예요.

반대로 액티브는 ‘활동적인’, ‘적극적인’이라는 이름답게 사람이 개입합니다. 비교 지수를 설정해두긴 했는데 비교지수의 상승폭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을 바꾸기도 하고, 매매 시점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아마 ETF의 보유종목 내역을 보면 KODEX 메타버스 상품은 매일매일 보유 종목과 비중이 바뀌어있을 수 있어요. 펀드매니저의 역량을 믿는 분이라면 KODEX 상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겠죠.

ETF 선정의 4가지 기준

이 상품들을 표로 정리해서 비교해보겠습니다. ‘ETF check’ 사이트에 접속한 뒤 분석스튜디오에서 ETF상품비교를 클릭하고 새로 나온 메타버스 ETF의 상품명을 입력합니다. 마침 딱 4개까지 찾을 수 있네요.
기본정보를 보면 이들이 따르는 지수들이 어떤 것인지 각각 나와있고 그 다음 행에서는 총보수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삼성자산운용이 다른 상품들보다 비싸겠죠.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 사람의 판단이 개입되는 액티브ETF이니까요.

시가총액을 보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00억원 이상을 끌어모았네요. 18일 장중 기준으로 수익률은 삼성KODEX가 가장 높습니다.

이렇게 비슷해보이는 상품이 동시에 나왔을 때 어떤 것을 보고 상품을 선택해야하느냐. ETF 전문가들은 저렴한 수수료, 낮은 괴리율, 충분한 거래량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합니다. 총보수가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시고 ETF를 매수하실 때에는 은행 말고 증권사 계좌를 통해서 매수하세요. 그게 가장 경제적입니다.

둘째, 괴리율이 낮아야 합니다. 괴리율이란 ETF의 기준가격(NAV)과 시장 가격 간 차이를 말하는데 괴리율이 크다는 건 ETF가 적정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괴리율은 네이버금융에서 상품명을 검색하시면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장 직후 5분, 폐장 직전 10분에 거래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셋째, 거래량이 충분해야 합니다. 거래량이 적은 상품에 투자하면 원하는 가격에 ETF를 매매하기 힘들어요. 기준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돼 수익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죠.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운용자산, 즉 AUM인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UM이 1000억원 이상인 ‘덩치 큰’ ETF라면 기관투자자의 자금도 유입될 수 있어 거래량이 충분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우리가 방금 본 ETF들은 아직 상장한 지 일주일도 안됐으니 AUM이 충분하게 확보된 이후에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인데요, 테마형 ETF는 구성종목을 잘 살펴봐야합니다. 같은 테마더라도 운용사별로 생각하는 관련주가 저마다 다를 수 있거든요.

ETF check 사이트에서 보유 종목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HANARO는 펄어비스, 하이브, 네이버를 합친 비중이 30%가 넘고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처럼 통신사도 약 20% 보유중입니다. KBSTAR는 엔터 ETF 같아요. 메타버스의 핵심은 어쨌든 콘텐츠라고 판단한 것이겠죠. 에스엠, 하이브, CJENM, 와이지엔터에 3분의 1을 투자하고 네이버 카카오에 약 18%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TIGER도 KBSTAR랑 비슷합니다. 하이브, 와이지엔터, JYP엔터에 30%정도를 담았습니다.

KODEX의 액티브 ETF 구성종목은 또 바뀔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게임업체에 베팅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를 가장 많이 담고있긴 하지만 보유 상위종목에 펄어비스, 크래프톤, 위메이드 등 게임 관련주들이 많이 있어요. 제이콘텐트리나 NEW처럼 영화드라마 제작사도 편입했습니다.

그런데 메타버스라는 테마가 10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하기엔 적합하겠지만 당장의 성과를 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메타버스 시장에서 뚜렷한 주도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럴 때에는 개별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 ETF가 동시에 상장된 지금, 우리는 구성종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4개 ETF에 공통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주시하는거죠. 네이버, 엔씨소프트, 하이브, 펄어비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위지윅스튜디오, 덱스터, 바이브컴퍼니, APS홀딩스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됐습니다.

META와 비교한다면?

메타버스 ETF는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먼저 나왔어요. 지난 6월에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ETF가 출시됐습니다. ‘Roundhill Ball Metaverse ETF’, 티커명 META. 메타버스 관련 해외 기업만을 담은 해외 상장 ETF입니다. Roundhill Finanacial은 운용규모 기준으로 미국시장에서 50위권 밖의 운용사인데 이 META가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운용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META는 기업을 세가지로 분류해서 투자하고있어요. 메타버스랑 직접적으로 연관돼서 메타버스의성장이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 ‘Pure-play’ 기업, 메타버스와 연계된 실질적인 사업을 보유하고있는 ‘core’ 기업,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수익의 대부분은 메타버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non-core’ 기업으로 분류합니다. 반도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게임, 인터넷, 통신, 금융, 미디어까지 다양한 산업에 걸쳐서 종목을 편입했습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유니티 소프트웨어, 로블록스, 페이스북 등이 비중 상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그밖에 헥사곤, 빌리빌리, 오토데스크처럼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한 기업들도 많으니까 보유중인 기업을 하나하나 공부하다보면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는 재미도 느끼실거예요.

오늘은 메타버스의 개념보다는 메타버스 ETF끼리 비교해보고 앞으로도 비슷한 상품이 한번에 나오면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할 지 알려드렸습니다. 메타버스가 유망한 산업이기 때문에 증권사에서도 많은 리포트를 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개념이 궁금하신 분들께 교보증권 김한경, 김민철 연구원이 작성한 <또 하나의 세상, 메타버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의 <메타버스 첫걸음>을 추천합니다.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