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중단 여파에…한 달 만에 열기 식은 수도권 아파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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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셋째주 아파트 가격동향수도권 아파트값은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축소하는 모양새다.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이 심화됐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 '주춤'…5주째 오름폭 감소
서울 외곽지역 매수세 위축…실거래가 내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지난주(0.32%)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9월 둘째주(0.40%) 이후 5주째 오름폭이 감소하는 추세다. 경기는 지난주 0.39%에서 이번주 0.35%로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인천도 0.42%에서 0.40%로 줄었다.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옥죄기’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미루고 관망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재개로 실수요자의 숨통은 다소 트였지만,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6%대, 내년엔 4%대로 제한하면서 목표 기준을 이미 초과했거나 근접하고 있는 은행들부터 대출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18일 연 3.031~4.67%로 올랐다. 8월 말(2.62~4.19%)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연 1.16%로 8월(1.02%) 대비 0.14%포인트 오른 여파다. 한국은행의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되며 코픽스는 2017년 12월(0.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고점인식 확산과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 등이 이어지며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17%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8월 넷째주(0.22%) 이후 계속 상승폭이 감소하거나 정체하는 등 주춤한 양상이다.서울 외곽에서 전고점보다 낮은 실거래가 거래 나오는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한화꿈에그린 전용 84㎡는 지난 2일 10억원에 손바뀜했다. 전고점인 지난 8월 10억4500만원보다 45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10억원을 넘어선 이후 8월과 10월 단 두 건의 매매가 있었다.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지난 6일 10억9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맺어졌다. 지난달 11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이 면적대는 불과 한 달 만에 실거래가가 4000만원 떨어졌다.
다만 강북 인기 지역에선 오름폭이 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선 용산구의 상승률이 각각 0.2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마포구(0.27%)도 아현동 주요 단지 선호 분위기로 상승폭이 컸다. 은평구(0.22%)는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대조ㆍ불광동 위주로 올랐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도 오름세가 커졌다. 지난주 0.21%에서 0.23%로 확대됐다. 송파구가 0.22%에서 0.25%로, 서초구는 0.21%에서 0.23%로 상승폭이 커진 여파다. 강남구도 0.23%에서 0.24%로 상승했다.전세가격도 상승세가 멈췄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3%로 지난주와 같았다. 높은 전세가 부담 등으로 매물이 다소 늘어서다. 광진구(0.13%→0.11%)와 영등포구(0.15%→0.13%)에서 상승폭이 줄었으며, 강북구(0.14%→0.10%)와 중랑구(0.07%→0.05%)도 상승률이 낮아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