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옹호' 논란 끝 결국 사과 "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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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에 대한 찬양·옹호 결코 아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이틀 만에 사과했다.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면서 지금껏 항변해 왔던 것에 대해서도 "현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 당한 분들께 송구"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
윤 전 총장은 21일 페이스북에 "며칠 사이 많은 분의 조언을 들었다"며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적었다.이어 "제 발언의 진의는 결코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나 '옹호'가 아니었다"며 "대학 시절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윤석열이다. 제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탄압한 전두환 군사독재를 찬양·옹호할 리 없다. 국민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며 "정치인이라면 '자기 발언이 늘 편집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했다.윤 전 총장은 "대통령은 무한책임의 자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며 "원칙을 가지고 권력에 맞설 때는 고집이 미덕일 수 있으나,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저의 부족함을 지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이 글을 올리기 전에도 여의도 당사에서 논란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한 바 있다. 그는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유감만 표했을 뿐 사과를 하진 않았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과'를 언급하다 논란을 빚었다.당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계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을 따지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분(전두환)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맡긴 것"이라고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