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포장·배송 제로 앞세운 탈탄소 드라이브

세계 최대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탄소배출 제로 시점을 2040년으로 잡고 이를 위한 물류 혁신과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다양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운송에 전기차를 적극 활용하고 간단 포장 개념을 도입했다
[한경ESG] 해외 추천 종목 - 아마존
아마존의 친환경 인증 제도. 사진=아마존 제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은 1994년 창업 당시 온라인 서점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했으나 전자제품, 옷, 가구, 음식, 장난감 등으로 제품 라인을 다각화했다. 현재는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 파이어 태블릿 PC, 파이어 TV 등 전자제품 제작 사업뿐 아니라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 회사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탈탄소 및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의 영향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활성화 영향으로 아마존의 절대 탄소배출량이 19% 증가했으나 연간 총제품 판매 금액(GMS) 1달러당 탄소배출량은 2019년 대비 16% 감소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좌측 라스트마일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우측 자율주행 배송. 사진=아마존 제공
배송 제로 운동 전개 아마존은 파리기후변화협약보다 10년 앞서 204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교통과 물류 혁신, 제조 및 재료 변화, 순환경제로의 전환,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서 엄청난 양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배송 제로(shipment zero)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배송 제로는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수행되는 모든 작업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풀필먼트 센터의 모든 작업(집하, 분류 등)과 상품 포장 그리고 포장을 위한 재료 및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운송을 모두 포함한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아마존 배송과 관련된 탄소배출량의 50%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첫 단계로, 풀필먼트 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을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지난 6월 기준 90개 이상의 풀필먼트가 옥상 태양광 설비에 의해 가동되고 있으며, 개별 풀필먼트가 사용하는 연간 에너지 수요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의 사용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물류 로봇 사용 확대 및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센터 자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아마존은 풀필먼트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도 재생에너지의 사용 확대를 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 사업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6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했으며, 향후 사업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기존 일정보다 5년 앞당긴 2025년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아마존은 세계 각지에서 232개의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구입한 전력에서 탄소배출량을 4% 이상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

아마존의 배송 제로 계획 중 운송 혁신도 눈에 띈다. 아마존은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친환경 배송 차량 확대를 위해 2019년 전기차 생산업체인 리비안에 10만 대의 전기 배송 차량을 주문했다. 빠르면 2022년까지 1만 대의 차량을 선투입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10만 대를 모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이 계획이 실현되면 연간 수백만 톤의 탄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2020년 기준 아마존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전기 배송 차량을 이용해 2000만 개 이상의 물건을 전달하는 등 친환경 배송을 가속화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기존 시설마다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 중인데, 이러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쟁사 대비 빠르게 친환경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송에 대한 혁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운송의 최종 단계(라스트마일)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욕·파리·도쿄 같은 밀집된 도심에서는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해 물건을 배송하고 전기 스쿠터도 최대한 활용한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인 아마존 스카우트와 프라임 에어 드론 배송까지 미래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장거리 배송에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아마존은 데이터 및 알고리즘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배송을 단일 차량 또는 비행기를 활용해 처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전기 차량의 확대뿐 아니라 배송과 관련한 모든 단계에서 혁신을 통한 효율 증가를 꾀한다는 점도 아마존 ESG 경영 전략의 특징이다.
아마존의 FFP 패키징. 사진=아마존 제공
FFP 패키징 혁신도

배송 제로 계획의 마지막 단계로, 아마존은 패키징 혁신을 통한 순환경제 구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들은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배송을 위한 적절한 크기와 재활용 가능한 포장을 위한 여러 가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은 전통적 소매 판매점처럼 제품을 진열하기 위한 과대 포장이나 플라스틱 등이 필요하지 않은 전자상거래업체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에 기반해 아마존은 2008년부터 간단 포장(frustration-free packaging, FFP)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FFP는 제품을 100% 재활용 가능하고, 추가 포장 없이 고객에게 배송하며, 개봉하기도 쉬운 종합 패키징이다.

아마존은 제조업체에 이러한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택배 상자를 개봉할 때 대부분 개별 제품 단위로 또다시 포장되어 있는데, 아마존은 제품 생산 단계부터 업체와 협력해 추가 포장이 필요 없는 패키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FFP 프로그램의 표준을 만들고 인증 과정이 필요한 제조업체를 위해 포장 설계 인력, 시험 서비스 및 재료 공급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1년 6월 기준 200만 개 이상 제품이 FFP 인증을 받았으며,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포장 재료도 재활용 가능한 형태로 지속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비닐봉지의 재활용 물질 함량은 기존 25%에서 50%까지 증가했고, 제품 보호를 위한 버블랩 등도 재활용 물질 함량을 15%에서 40% 이상으로 늘렸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종이 쿠션 등을 개발하는 등 재생 가능한 형태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매년 2만5000톤의 플라스틱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아마존은 2023년까지 자사가 직접 만드는 제품의 포장을 100% 재활용 가능하도록 목표를 설정했는데 2020년 2700만 개의 플라스틱 봉지 등을 제거했고, 제품 생산 시 포장의 97%를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이 직접 지속 가능한 제품을 찾고 구매할 수 있도록 친환경 제품(Climate Pledge Friendly)이라는 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현재까지 건강 및 생활용품에서 사무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약 7만5000만 개의 기후협약 친화적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