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나노기술원· 에스티아이, 전력반도체 잉곳생산장비 국산화

경상북도와 포항의 나노융합기술원, 대구의 에스티아이(대표 서태일)가 최근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전력반도체 웨이퍼용 잉곳 생산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잉곳은 분말 상태의 폴리실리콘이나 탄화규소(SiC)를 화학 처리해 원통(또는 육각형) 모양으로 만든 실리콘 덩어리다.

잉곳을 균일한 두께로 자른 것이 웨이퍼다. 웨이퍼에서 칩을 만들고 이를 전기회로기판에 연결해 전력반도체 모듈을 제작한다. SiC 잉곳은 규소와 탄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결정체로, 대용량 고전압이 필요한 전력반도체의 웨이퍼를 만드는 소재다.경상북도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개발 사업을 진행해 1차로 6인치 SiC 잉곳 생산장비 기술 개발과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SiC 잉곳 장비는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지원하고, 고온고압 전기로와 초대형 전기로 제작 기술을 가진 에스티아이가 협력해 개발했다.

오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반도체대전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SiC 웨이퍼를 제작할 수 있는 잉곳 생산장비를 국산화함으로써 경북의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에 큰 기반을 마련했다”며 “국비 지원 없이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투자하고 국가연구시설인 나노융합연구원 및 기업과 협력한 우수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스마트카, 로봇,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훈규 나노융합연구원 부원장은 “일본, 독일 등 소수 업체는 6인치를 넘어 8인치 SiC 잉곳장비 개발에 나섰고, 경상북도와 나노융합기술원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개발사업 목표도 8인치 잉곳장비 생산”이라고 밝혔다. 잉곳은 인치가 크고 길수록 경제성이 뛰어나다. 6인치 웨이퍼는 600개의 칩을 만들 수 있지만 8인치는 2100개의 칩을 제작할 수 있어 선진 각국이 8인치 잉곳장비 생산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동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