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열린 것보단 낫다지만…아쉬움 적지 않은 獨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김동욱의 하이컬처]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고 2년 만에 재개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탓에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올해는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형태로 개막했습니다. 과거 전 세계에서 방문한 출판인들로 북적이던 행사가 올해는 대폭 간소화된 형태로 열린 것입니다. 독일 현지에선 아쉬움이 크지만 열리지 않은 것에 비할 바는 아니라며 자위하는 모습입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서전이 개막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24일까지 진행됩니다.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고 2년 만에 재개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됐었던 만큼, 2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 글로벌 출판계의 관심과 기대가 쏠렸습니다. 하지만 전염병의 그림자가 여전한 탓에 행사 분위기는 기대에 못 미친 모습입니다.

오프라인 전시장에 참여한 것은 전 세계 70개국 1800여 개 출판사 및 출판 단체들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년 109개국 7500여 개사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충격 탓에 방문객이 급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도 대한출판문화협회 같은 단체나 에듀테크 기업들이 공동으로 '한국 에듀테크 공동관'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주로 참가했습니다. 매년 대표를 필두로 저작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던 주요 대형 출판사와 북에이전시들도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데 그쳤습니다.이런 상황 탓에 전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를 감출 수 없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각 부스 사이에 좁은 길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로'가 열렸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30만 명 이상이 전시장을 돌아다녔지만, 올해는 최대 2만5000명까지로 전시장 내 출입 인원을 제한한 영향도 큽니다.
코로나19 충격 탓에 방문객이 급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행사에 참석한 출판사들도 최소 인원만 보내고, 부스를 공유하는 사례도 많다고 합니다. 예전 같으면 각종 상담으로 눈코 뜰 새 없었을 출판사 대표들도 약속이 거의 없어 서로 여유 있게 담소를 나누곤 했다고 합니다. 전시장엔 텅 빈 공간이 곳곳에 있었고, 황량한 부스도 수두룩했다는 전언입니다.매년 도서전 특수를 노렸던 호텔과 레스토랑, 택시업계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호텔협회에 따르면 도서전 기간 평균 숙박가를 90유로(약 12만원)로 제시했지만, 빈방이 수도 없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도서전 및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행사가 재개된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아도 작년처럼 아예 도서전이 열리지 못한 것에 비할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코로나19의 충격파는 오랜 전통의 세계 최대 도서전에도 큰 상흔을 남겼습니다. 그 상처가 아무는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