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손잡은 삼성SDI, 美서 전기차 31만대 배터리 생산

美 합작사 설립 업무협약
2025년부터 年23GWh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연 23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모두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2일 공동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연 23GWh 규모의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72.6㎾h) 기준 연간 31만7000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두 회사는 생산 용량을 향후 40GWh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도 협약에 담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지금 정하기 어려워 물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연 23GWh 기준 2조3000억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북미에서 연 50GWh, 2030년 연 9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8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공장을 짓고 2024년 1분기부터 연 40GWh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의 사명, 공장 부지, 투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와 배터리 전기차(BEV)에 장착될 예정이다.삼성SDI는 이번 합작으로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에 이어 미국까지 4개 생산 거점을 갖추게 됐다. 미국 공장까지 포함하면 세계에서 연 6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2025년 7월 발효 예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의 현지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삼성SDI는 합작법인 신설로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사진)은 “배터리 기술력, 품질, 안전성을 바탕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사장은 “새 합작법인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