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작가·배우까지...영화 '에이전트 라스트 워'의 데렉 팅[데이비드 김의 이머징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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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RAW미디어(Random Art Workshop Media)는 홍콩에 본사를 둔 콘텐츠 제작사다. 영화배우 및 시나리오 작가, 감독까지 아우르는 데렉 팅(Derek Ting)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홍콩에서 개봉한 SF영화 '에이전트 라스트 워'를 만들었다. '스타트랙' 시리즈와 '맨 프롬 어스' '19곰 테드2' 등에 출연한 마이클 돈(Michael Dorn)이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다.
코넬대를 졸업한 데렉 대표는 CNN 프로듀서(PD)로 일했다. 또 구글에 인수된 스타트업 '더블클리커'에 몸담기도 했다. 영화계에 뛰어든 이후로는 여러 편의 장편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출연까지 함께 했다. 그는 영화배우이자,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그가 주연으로 참여한 2012년 영화 '수퍼캐피털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이 적용된 미래의 삶을 그린 SF 단편영화 '루시드'의 감독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어떻게 영화계에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됐나.
"코넬대 재학 시절 마지막 해에 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해 포춘 500대 기업에서 이미 취업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컨설팅 회사와 구글에 인수된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그러다 9·11 테러가 일어났는데, 인생이 짧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시 생각했다. 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내 삶을 정의하려면 영화감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테크 분야와 컨설팅 업계에서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그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출연·제작한 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먼저 '수퍼캐피털리스트'를 꼽고 싶다. 홍콩은 세계 최대 금융 중심지임에도 금융권에 대한 이야기는 홍콩의 영화나 콘텐츠 업계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다. 내 첫번째 영화인 수퍼캐피털리스트에서 이 주제를 다루기로 결심했다. 뉴욕의 헤지펀드 트레이더가 홍콩의 금융계에 발을 들이는 내용을 그렸다. 골든글로브 상 후보에 올랐던 라이너스 로체가 출연했다.
또 2015년 영화 '올웨이즈'도 있다. 로맨스 영화다. 홍콩에서 성공한 변호사가 상하이의 호텔 업계 재벌 상속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미국 줄리엔 더뷰크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됐다. 그밖에 2017년에는 '에이전트' 시리즈를 처음으로 내놨다."
당신이 영화계에서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동서양의 이야기와 캐스팅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나는 뉴욕 출신이지만 홍콩에서 15년 동안 살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두루 여행했다. 그러다 보니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호기심이 깊은 편이다. 요즘 영화들은 성공이 어느정도 보장된 익숙한 장르와 진부한 클리셰들로 가득 차 있다. 내 첫 영화 수퍼캐피털리스트에서 아시아의 금융인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너드나 무술가, 마사지사처럼 진부하게 그려지는 아시아인이 아니었다."
영화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스타워즈를 연출한 조지 루카스 감독은 한때 너무 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압박감을 즐긴다. 나는 지금 에이전트 라스트 워의 후속작 '에이전트 3'를 준비하고 있다. 아주 재밌다. 나는 매 순간 도전하고 힘든 시절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배우, 감독,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무엇인가.
"당연히 배우다. 처음부터 그랬고, 여전히 그렇다."
영화에 꽤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 것 같다. 비교적 저예산 영화들에 어떻게 그런 배우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나.
"150만달러라는 예산은 블록버스터 영화 치고는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당신이 아주 효율적이라면 그 돈으로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나는 몇몇 헐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퍼시픽 림' 연출에 참여했던 줄리안 사르미엔토를 만났다. 줄리안과 나는 금방 친구가 됐다. 이 때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면서 도움을 줬다.
액션팩토리에서 조 로스를 만난 기억이 난다. 그는 업력이 길지 않은 나를 흔쾌히 도와줬다. 그와 스턴트팀 전체가 나의 두 영화를 도왔다. 영화계 '베테랑'들은 사람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보고 투자해준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운좋게 이런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감독도 있나.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 '올드보이'로 한 시대를 풍미해던 그는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
"에이전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만든다. 인터뷰를 하면서 대본을 쓰는 중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를 받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모든 영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RAW미디어(Random Art Workshop Media)는 홍콩에 본사를 둔 콘텐츠 제작사다. 영화배우 및 시나리오 작가, 감독까지 아우르는 데렉 팅(Derek Ting)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홍콩에서 개봉한 SF영화 '에이전트 라스트 워'를 만들었다. '스타트랙' 시리즈와 '맨 프롬 어스' '19곰 테드2' 등에 출연한 마이클 돈(Michael Dorn)이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다.
코넬대를 졸업한 데렉 대표는 CNN 프로듀서(PD)로 일했다. 또 구글에 인수된 스타트업 '더블클리커'에 몸담기도 했다. 영화계에 뛰어든 이후로는 여러 편의 장편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출연까지 함께 했다. 그는 영화배우이자,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그가 주연으로 참여한 2012년 영화 '수퍼캐피털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이 적용된 미래의 삶을 그린 SF 단편영화 '루시드'의 감독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어떻게 영화계에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됐나.
"코넬대 재학 시절 마지막 해에 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해 포춘 500대 기업에서 이미 취업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컨설팅 회사와 구글에 인수된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그러다 9·11 테러가 일어났는데, 인생이 짧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시 생각했다. 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내 삶을 정의하려면 영화감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테크 분야와 컨설팅 업계에서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그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출연·제작한 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먼저 '수퍼캐피털리스트'를 꼽고 싶다. 홍콩은 세계 최대 금융 중심지임에도 금융권에 대한 이야기는 홍콩의 영화나 콘텐츠 업계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다. 내 첫번째 영화인 수퍼캐피털리스트에서 이 주제를 다루기로 결심했다. 뉴욕의 헤지펀드 트레이더가 홍콩의 금융계에 발을 들이는 내용을 그렸다. 골든글로브 상 후보에 올랐던 라이너스 로체가 출연했다.
또 2015년 영화 '올웨이즈'도 있다. 로맨스 영화다. 홍콩에서 성공한 변호사가 상하이의 호텔 업계 재벌 상속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미국 줄리엔 더뷰크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됐다. 그밖에 2017년에는 '에이전트' 시리즈를 처음으로 내놨다."
당신이 영화계에서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동서양의 이야기와 캐스팅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나는 뉴욕 출신이지만 홍콩에서 15년 동안 살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두루 여행했다. 그러다 보니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호기심이 깊은 편이다. 요즘 영화들은 성공이 어느정도 보장된 익숙한 장르와 진부한 클리셰들로 가득 차 있다. 내 첫 영화 수퍼캐피털리스트에서 아시아의 금융인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너드나 무술가, 마사지사처럼 진부하게 그려지는 아시아인이 아니었다."
영화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스타워즈를 연출한 조지 루카스 감독은 한때 너무 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압박감을 즐긴다. 나는 지금 에이전트 라스트 워의 후속작 '에이전트 3'를 준비하고 있다. 아주 재밌다. 나는 매 순간 도전하고 힘든 시절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배우, 감독,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무엇인가.
"당연히 배우다. 처음부터 그랬고, 여전히 그렇다."
영화에 꽤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 것 같다. 비교적 저예산 영화들에 어떻게 그런 배우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나.
"150만달러라는 예산은 블록버스터 영화 치고는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당신이 아주 효율적이라면 그 돈으로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나는 몇몇 헐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퍼시픽 림' 연출에 참여했던 줄리안 사르미엔토를 만났다. 줄리안과 나는 금방 친구가 됐다. 이 때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면서 도움을 줬다.
액션팩토리에서 조 로스를 만난 기억이 난다. 그는 업력이 길지 않은 나를 흔쾌히 도와줬다. 그와 스턴트팀 전체가 나의 두 영화를 도왔다. 영화계 '베테랑'들은 사람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보고 투자해준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운좋게 이런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감독도 있나.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 '올드보이'로 한 시대를 풍미해던 그는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
"에이전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만든다. 인터뷰를 하면서 대본을 쓰는 중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를 받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모든 영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