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폭락한 스냅…WSJ, "페이스북보다 낫다"

소셜미디어 스냅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여파로 주가가 20% 이상 폭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여전히 스냅의 플랫폼은 소셜미디어 중 승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냅은 지난 21일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57% 증가한 10억7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7센트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월가 예상(11억 달러)에 소폭 못 미쳤지만 EPS는 예상치(8센트)를 넘어섰다.문제는 4분기 실적 전망치였다. 스냅의 에번 스피겔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광고 사업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애플의 바뀐 개인정보 보호 규정은 사용자들이 앱의 추적을 원하는지 묻도록 하고 있다. 모바일 분석 회사인 프러리에 따르면 미국 사용자 중 16%만 앱에서 추적하는 걸 허용했다.

스냅은 이런 광고 정책 변경으로 광고주들이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관리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광고주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1억7000만∼12억10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13억6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에 스냅의 주가는 22일(현지시간) 오후 2시께 뉴욕 증시에서 25% 가량 떨어진 56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WSJ은 "스냅은 작년 3월 중순부터 약 18개월 동안 주가가 890% 이상 솟구쳐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가장 크게 올랐다"며 "주가가 높은 탓에 이번에 하락폭도 컸다"고 지적했다.

WSJ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의 긍정적 부분을 놓친 것 같다"고 밝혔다. 스냅은 지난 분기 하루 활성 사용자가 전년 대비 23% 증가해 월가 기대치를 넘었다는 것이다., WSJ는 "광고주는 사용자가 있는 위치에 있기를 원하므로 경기가 개선되면 이런 성장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경우 지난 10년간 젊은 사용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핀터레스트는 2분기 한 달에 2400만 명의 활성 사용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냅은 소비자들의 직접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직접 반응 광고가 현재 광고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플의 정책(사용자 추적) 변경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WSJ는 "이는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페이스북의 이번 분기 실적이 저조하거나 스냅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광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페이스북과 트위터, 알파벳 등의 주가도 이날 크게 하락했다.WSJ는 "페이스북은 정부 규제기관으로부터 증가하는 압력에 직면해 있지만, 스냅은 그렇지 않다"면서 "스냅이 겪고 있는 혼란은 결국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냅측은 전날 "애플의 변화로 인한 장기적 영향은 향후 몇개월간 광고 생태계가 안정될 때까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스냅은 2022년에 가장 흥미로운 주식 중 하나다. 틸은 "투자자들이 스냅의 증강현실 등 신제품으로 인한 수익 창출 등을 간과하고 대신 개인정보 환경 및 공급망 혼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