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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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2020년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세상을 마감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은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23.5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0.9명의 두 배가 넘으며 부끄러운 1위의 나라다. 높은 자살률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주목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 중 우울증을 겪고 있는 비율이 약 5.3%였고, 우울증이 있으면 자살 위험은 네 배나 높았다.
우울증이 위험한 것은 적절히 치료받지 못할 경우 자살 시도 위험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사망 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특히 10~30대는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발생률이 높은데, 우울증 진단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원인 중 하나다.우울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평소 진료를 보던 주치의와 상담하고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 중 상당수가 불면증, 체중 감소, 만성피로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우울증 진단이 내려지면, 상담과 함께 항우울제 약물치료로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울증은 흔하게 찾아오며 조기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방치하면 자살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환이다. 우울증을 겪고 있을 때는 끝이 안 보이는 힘든 상황 탓에 절망하며 생의 끈을 놓으려 하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으면 긴 터널 끝의 빛을 볼 수 있다. 집이나 직장 근처의 주치의를 찾아 몸이나 마음에 불편함이 있을 때마다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우울증 조기 발견과 치료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