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 KT 인터넷 장애로 피해 속출…카드결제 '먹통'

재택근무자도 인터넷 불통으로 1시간가량 불편 겪어
전국에서 25일 오전 한때 악성코드를 이용한 서비스 거부(디도스·DDoS) 공격으로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인천 곳곳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점심시간에 카드 결제를 주로 하는 음식점 업주와 손님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 근무자들도 1시간 가까이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해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갑자기 통신사 KT에 가입된 휴대전화와 무선 인터넷이 끊겼다.

비슷한 시각 인천뿐 아니라 전국에서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자 KT 고객센터에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KT 고객센터 상담원과는 전화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았고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주세요'라는 안내음만 나왔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김모(40)씨는 "휴대전화 화면에 '5G' 대신 'LTE'가 표시됐고, 안테나 개수가 하나 떴는데 인터넷 접속은 되지 않았다"며 "오전 11시 58분쯤 데이터가 연결될 때까지 40분 가까이 휴대전화를 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오늘 재택근무여서 집에서 일하는 중 갑자기 와이파이도 끊겨 노트북을 사용하지 못했다"며 "와이파이는 휴대전화 인터넷이 연결되고 20분 뒤에 복구됐다"고 덧붙였다.

인천 지역 음식점에서도 손님들의 카드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점심 장사에 불편을 겪었다. 인천시 남동구의 보리밥 전문점 관계자는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카드 결제와 현금영수증 발행이 안 돼 손님들로부터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받았다"며 "현금 결제한 손님에게는 '내일 연락을 주면 현금영수증을 끊어주겠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연수구 한 대형 고깃집 직원은 "카드 결제가 안 돼 개인 명함을 받고 외상을 해주기도 했다"며 "오늘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안내했더니 그냥 돌아간 손님도 있었다"고 했다.

배달 전문 식당들도 점심시간대에 빚어진 인터넷 장애로 곤욕을 치렀다.

인천시 남동구의 한 볶음밥 전문점 업주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만 주문을 받고 있는데 11시 30분쯤부터 앱이 '먹통'됐다"며 "배달원을 지정하려면 앱을 통해야 하는데 앱이 계속 되지 않아 영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등 공공기관은 정부 통합 인터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네트워크 장애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일부 민원인들은 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못하거나 행정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했다.

인천시 정보화담당관실 관계자는 "인천시와 군·구의 업무용 인터넷망은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 행정전화도 KT가 아닌 LG유플러스에 가입돼 있어 정상적으로 통화가 가능했다"면서도 "KT의 인터넷망을 쓰는 일부 군·구의 행정 전화와 민원인용 무선 인터넷에서는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의 원인을 디도스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