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에 증시 '긴장'…증권가가 추천한 투자법

인플레이션과 증시 간 관계

(1) 공급망 병목·에너지난에 물가급등
(2) 내년까지 지속…증시엔 부정적
(3) 콘텐츠·은행株 등이 대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동안 잠잠하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인플레이션 우려를 피해갈 수 있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플레이션은 왜 다시 문제로 부상했고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플레이션과 증시에 관한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 인플레이션은 왜 다시 문제인가


올 상반기 증시를 괴롭혔던 인플레이션 문제는 여름 들어 잠잠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물가지표를 끌어올렸던 주 요인이 중고차 가격 상승(반도체 공급병목→신차 제작 지연→중고차 가격 상승)이었던 것도 Fed의 주장의 신뢰도를 높였다. 올초 급등했던 미국 국채 금리 역시 이러한 시각을 반영해 하향안정됐다.하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이 Fed의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기에 에너지난까지 겹쳤다. 올해 무더위로 인해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에 의존하던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난에 시달리게 됐다. 중국도 정부가 친환경을 중시하며 석탄 발전을 크게 줄이자 전력난이 심각해졌다. 대체에너지로 석유가 부상하며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돌아오지 않는 노동자들도 문제다. 미국 정부는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 차원에서 실업수당을 후하게 쳐줬다. 노동자들은 일터로 복귀하는 대신 실업수당으로 생계를 이어나갔고 기업들은 임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 얼마나 오래 갈까…증시 영향은?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원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을 것이라 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급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갈 것 같다"며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통상 중앙은행은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선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 부정적이다.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아지니 구태여 주식을 살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미래의 이익 증가 기대감을 근거로 미리 주가가 크게 오른 성장주엔 더 좋지 않다. 실적의 측면에서도 원가 부담이 커지며 마진 축소 우려가 높아진다.

○ 투자 대안은 없나


증권가에선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투자법으로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무관하든지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종목도 대안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과 무관한 종목으로는 콘텐츠·레저 관련주가 꼽힌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리오프닝의 수혜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내달부터 '위드코로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으로, 그동안 억눌려 있었던 공연과 영화관람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 본다. 한편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으로는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은행주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종목도 대안으로 꼽힌다. 시장 지배력이 높거나 기타 대안이 없어 원가 상승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시킬 수 있는 종목이 대표적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투명한 매크로 환경, 향후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심이 시장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에 매크로와 무관한 테마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 테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CJ ENM, 제이콘텐트리, 포스코, KB금융을 추천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