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CEO 이례적 조기교체…연말인사 '밑그림' 그리는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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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열사 사업보고회 돌입LG가 26일 사업보고회에 돌입했다. 이 보고회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들이 구광모 회장과 함께 올해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이 회의를 바탕으로 구 회장은 조직 개편과 연말 인사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하반기 가장 중요한 회의로 꼽힌다.
권영수 부회장, 11월말 계열사 CEO 인사 앞서 LG엔솔 수장 선임돼
재계에 따르면 LG는 이날 LG전자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사업보고회에 돌입했다. 각 계열사 CEO가 내년 사업계획 초안을 보고하면 구 회장이 질문하고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G 관계자는 "토론을 통해 최적의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특히 올해 사업보고회에선 '위드 코로나 시대 기업 경영'과 '고객 만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기준에 맞춰 계열사별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이 토론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말 진행된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이 부분을 가장 꼼꼼하게 짚었다는 게 LG 관계자들 전언이다.
구 회장은 이 보고회 이후 임직원에 대한 성과 평가를 통해 다음 달 중으로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도 단행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그동안 교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인사를 선택했던 구 회장이 취임 3년이 지난 올해부턴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구 회장은 전날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내려보냈다. 통상 11월 말 인사에서 정해지는 계열사 CEO 인사에 앞선 전격 교체라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초대 CEO를 맡았던 김종현 사장이 최근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용퇴한 것으로 풀이된다.권 부회장은 전자, 화학, 통신 등 LG그룹의 핵심 사업을 하는 계열사 CEO를 두루 거치면서 그룹 내에서 '해결사' 이미지를 얻었다. 2012~2015년엔 LG에너지솔루션의 모태가 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도 맡은 바 있다. 당시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서 하루빨리 리콜 사태에 대한 리스크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선제적으로 CEO 인사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