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6% 뛴 엔비디아…월가 "더 오른다" 목표주가 상향

파이퍼샌들러 "GPU 가격와 암호화폐 가격 동조화 현상 완화"
불필요한 잡음 사라져…장기적으로 엔비디아에 호재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암호화폐 가격과 GPU 가격의 상관관계가 약해지면서 게임 업계가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안정적인 GPU 수급이 엔비디아의 추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파이퍼샌들러는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225달러에서 260달러로 상향했다. 파이퍼샌들러의 애널리스트들은 "게임 산업과 관련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1.94% 오른 23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률은 76.65%에 달한다. 파이퍼샌들러는 암호화폐 채굴산업과 게임 업계 간의 GPU 확보 갈등이 거의 끝났다고 분석했다. 파이퍼샌들러의 애널리스트 하쉬 쿠말과 매튜 패럴이 이베이 중고 시장에서 GPU 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암호화폐와 GPU 가격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5월 당시, 중고시장에서 GPU는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3.75배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GPU 가격에 붙는 프리미엄이 줄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중고 GPU의 가격은 현재 MSRP보다1.5배~2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GPU 가격와 암호화폐 가격의 상관관계가 느슨해졌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비트코인과 GPU 가격의 디커플링으로 게임용 GPU를 필요로 하는 산업들이 성장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파이퍼샌들러의 애널리스트들은 "디커플링이 지속된다면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에서 불필요한 잡음이 사라질 수 있다"며 "게임 업계 GPU 공급이 늘면 엔비디아의 장기 실적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본래 게임용 칩으로 알려졌던 GPU는 암호화폐 채굴 열풍이 불면서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 GPU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동조현상(커플링)이 발생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게임업체들이 기기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GPU가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래픽카드에 기술적 제한을 걸었다. 게임용으로 쓰이는 GPU의 품귀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