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빚 고백했더니 잠수 탄 예비신랑…파혼 사유 될까? [법알못]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식을 1주일 앞두고 대출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는 예비 신부의 사연이 최근 화제다.

예비 신부 A 씨는 "결혼 전 이야기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학자금 대출 4000만 원과 차 할부금 2000만 원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고백했다"면서 "(얘기를 들은) 남자친구가 왜 이제서야 그 사실을 말했냐며 저에게 화를 내고 이후 잠수를 탄 뒤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이 글에 네티즌들은 "빚이 수억대도 아닌데 이 정도가 파혼사유가 되나", "신뢰가 깨질 문제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결혼 후 뒤늦게 배우자의 부채를 알게 된다면, 결혼 전 빚이 있다는 사실을 배우자에게 속이고 결혼했다면 이혼 사유에 해당할까.

법알못(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최근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이나 파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결혼 전에 이런저런 사유를 속이는 사기 결혼은 혼인 취소를 주장해야 한다. ‘결혼을 결정할 만한 중요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 민법 제816조 (혼인취소)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변호사는 "실제로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취소를 원하는데 ‘배우자가 빚(채무)이 있는데 속았다’고 사기결혼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바로 혼인 취소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혼인 취소가 인정되려면 예를 들어 학력, 직업, 경제력 등을 서류를 위조해 적극적으로 속인 경우에 엄격한 요건에서만 혼인 취소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방이 진지하게 빚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거짓말로 '빚이 하나도 없다'고 대답하고 서류를 위조했다면 기망에 해당하고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상대방이 묻지도 않았는데 빚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고 이를 바로 혼인 취소 사유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인 취소가 인정되려면 서류, 문자, 녹음, 각서 등 증거가 있어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위자료는 약 1천만 원 정도 받게 된다"면서 "그런데 사례와 같이 지나치게 빚에 대하여 결벽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빚이 소액이라도 있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생각해서 빚이 있는 배우자나 가족을 마치 죄인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물론 그 사람의 가치관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채무(빚)는 발생할 수 있다. 인간관계나 결혼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어떤 사람은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인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가치관의 중요도가 돈인지, 가족, 사랑인지 먼저 확인하고 자신의 가치관,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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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