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방치 사실 아냐…윤정희 동생 21억 횡령죄로 고소"

28일 기자회견에서 의혹 해명
PD수첩 방송내용 전면 부인
윤정희 첫째 동생 횡령 혐의로 고소
사진=뉴스1
"그동안 말을 아껴왔습니다. 진실을 설명하기는 어렵고 음악에 전념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사자(윤정희)를 간호하는 딸 진희가 가장 노력하는 와중에도 힘들어하는 걸 봤습니다. 딸에 대한 거짓과 인신공격은 더 이상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5)는 28일 서울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MBC 'PD수첩'이 제기한 의혹도 허위라고도 주장했다.PD수첩은 지난 9월 7일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을 방영해 백건우 부녀와 윤정희의 동생들 사이에 불거진 논란을 조명했다.윤정희의 동생들은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처음 윤정희 방치설을 주장했다.

이날 백건우의 법률대리인인 정성복 변호사(법무법인 청림)는 "방송에선 '사라진'이란 자극적인 표현을 썼지만, 윤정희는 현재 딸과 함께 프랑스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라며 "윤정희의 일상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싶지만, 프랑스 법원 판결에 따라 후견협회가 허락하지 않고 있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 변호사는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을 해명했다. 윤정희가 건강이 악화되도록 방치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2019년 5월부터 윤정희씨가 파리로 떠난 뒤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받고 있고, 약도 주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라며 "방송에서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윤정희씨가 앓고있는 당뇨병을 방치한 것처럼 보이게 했지만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백건우는 이날 MBC PD수첩 방송 후 딸 백진희가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백건우는 "방송 이후 근거없는 말들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됐고, 파파라치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딸(백진희)이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백건우는 지난 25일 MBC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청구와 1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조정 신청을 했다.
백건우는 이날 윤정희씨의 첫째 동생인 손미애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횡령죄의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백건우는 1980년부터 한국에서 받는 연주료 관리를 손미애씨에게 맡겼다. 2019년에서야 자신의 연주료가 이체되는 통장 잔액이 손씨에게 받은 금액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계좌 내역 확인이 가능한 2003년부터 쌓인 연주료를 감안하면 최소 21억원을 손씨가 횡령했다는 주장이다.

연주료 횡령 문제가 불거지자 백건우가 2019년 3월 28일 자신의 계좌 비밀번호를 바꿨다. 백건우는 이 사건이 방치 논란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연주료를 빼돌린 정황이 보이자 백건우는 비밀번호를 바꾸고 한 달 뒤인 2019년 4월 29일 서울 여의도 아파트에 머무는 윤정희씨를 데리고 나와 5월 프랑스로 보냈다. 이를 두고 윤정희 동생들은 형재자매를 윤정희와 떨어뜨려 놓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백건우는 “윤정희 형제들이 그간 청와대 게시판을 비롯해 여러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해 왔다"라며 "그럼에도 여러분이 가슴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윤정희는 매일 평화롭게 살고 있으며, 좋은 친구들이 항상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