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전기차 시장 성장동력은 배터리 소재 혁신"

中企 특강 나선 '소재박사'

금속재료·철야금·금속가공 기술사
인도네시아 법인장 시절
해외 첫 일관제철소 성공 이끌어
"배터리는 강소기업도 경쟁 가능"
“전기차 시장의 성장 동력은 배터리 소재의 혁신입니다. 산업 밸류체인에서 소재기업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지난 27일 경북 포항의 포스텍 국제관에서 주최한 ‘포항 경제 아카데미 강연’. 지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행사에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사진)이 일일강사로 등장했다.포항시는 잇달아 배터리 소재 기업을 유치하며 국내 대표 ‘K배터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인에게 배터리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민 사장을 일일강사로 초청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업체다.

민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소재를 소개했다. 특히 전기차 주행거리, 충전속도 등의 핵심 성능은 배터리에 어떤 양극재와 음극재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민 사장은 “향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전체 물량의 40~50%로 제시하고 있다”며 “소재 기술뿐 아니라 안정적인 양산 능력 및 원료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사장은 포스코케미칼의 사업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그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기술적 한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포스코케미칼도 관련 연구를 마치고 시장 니즈에 따라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사장이 LFP 양극재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는 지난 21일 모든 차종의 스탠더드 모델에 LFP 배터리를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양극재가 주력인 국내 소재기업들은 테슬라의 발표에 맞춰 LFP 사업화를 검토 중이다.민 사장은 행사에 참여한 지역 기업인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포스코케미칼은 ‘소재보국’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오랜 투자를 감내해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시장과 산업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통찰력이 경영자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민 사장은 이어 “배터리는 국내 강소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넓은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하자”고 덧붙였다.

2019년부터 포스코케미칼 수장을 맡고 있는 민 사장은 금속 및 소재공학 박사이자, 금속재료·철야금·금속가공 기술사 자격을 3개 보유한 소재 전문가다. 제철소 엔지니어로 출발한 그는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맡아 포스코 기술과 자본으로 건설한 첫 해외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 포스코의 성공적인 가동을 이끌기도 했다. 중국 스테인리스 제철소인 장가항포항불수강 법인장을 지내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췄다.

포항=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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