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셀에서 바로 팩으로"…CATL과 배터리 기술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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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산 공정 단순화 통해현대모비스가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셀투팩’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한다. 새 배터리 시스템을 통해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주행거리 늘리고 가격 낮출 것"
현대모비스는 지난 21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CATL과 셀투팩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8일 발표했다. 셀투팩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정을 단순화한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셀-모듈-팩 등의 공정을 거쳐야 했는데, 셀투팩 기술을 활용하면 셀에서 바로 팩을 제조할 수 있다.모듈을 만들지 않으면 같은 크기의 배터리에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고, 배터리 무게도 가벼워진다. 공정이 하나 줄어드는 만큼 배터리 생산에 드는 비용도 감소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하면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10~15%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CATL은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서 이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 제어·생산기술에 CATL의 혁신 기술을 더하면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시스템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수주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CATL 간 추가 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3년 이후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자동차업체로선 최대한 많은 배터리 제조사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또 각 배터리업체가 서로 다른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서라도 CATL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이미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 일부를 CATL에 발주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