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시장 새 강자는 메타버스?…2주간 1500억 산 개미들
입력
수정
삼성운용 메타버스 ETF, 최근 2주간 전체 수익률 1위국내 첫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상장된지 2주동안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500억원을 웃도는 개인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식지 않는 흥행 열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임 관련 ETF와 함께 누적 수익률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메타버스 ETF 4종에 개인 투자자금 1500억 몰려
게임주와 최상위권 자리…"개미는 분할매수해야"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장된 메타버스 ETF 4종(삼성·미래에셋·KB·NH아문디)의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은 ETF 종목 총 514개 중 수익률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달 13~27일 11거래일 동안 ETF 전 종목의 누적 수익률(시작일 기준가·종료일 종가 기준)을 살펴보면 4종 중 유일한 액티브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K-메타버스액티브 ETF'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이 무려 23.54%다.
액티브 ETF는 액티브 펀드를 ETF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한 것이다. 기존 ETF가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한다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일부 종목 변경을 시도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실적시즌 등으로 개별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만큼 지수 급등락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액티브 ETF가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 K-메타버스액티브는 위메이드와 하이브, 펄어비스 등 종목 3개에 대해 8% 안팎의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미르4 글로벌의 흥행과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 합병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지난 13~27일 86% 넘게 폭등했다. 하이브도 위드 코로나 이후 방탄소년단(BTS)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에 대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26% 넘게 올랐다. 펄어비스도 글로벌 시장 내 신작 성과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28%가량 뛰었다.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Fn메타버스 ETF'도 누적 수익률 21.61%로 ETF 전 종목 중 4위다. 또 거래량 기준으로 보면 메타버스 ETF 4종 중 선두다. 지난 11거래일 동안 타이거 Fn메타버스의 일 평균 거래량은 213만2980좌에 달해 코덱스 K-메타버스액티브(158만2923주)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 ETF는 JYP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에 약 30%의 비중을 배분했다. 비중을 가장 높게 가져가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 11거래일간 32% 가까이 상승했다. 그 밖에 'KBSTAR iSelect메타버스 ETF'(16.44%)와 '하나로(HANARO) Fn K-메타버스MZ ETF'(14.11%)도 각각 전체 8위와 16위에 오르며 선방했다.
메타버스 종목이 ETF 시장에서 수익률 1위와 4위 자리 꿰찼지만 게임주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코덱스 게임산업(23.54%), KBSTAR 게임테마(23.15%), 타이거 K게임(21.60%) ETF가 각각 2, 3, 5위에 올라섰다. 메타버스 ETF의 선방에 위메이드와 펄어비스 등 역할이 컸던 만큼 게임 관련 ETF들은 일제히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메타버스 테마 ETF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도 눈에 띄게 활발해진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ETF 4종에 대해 상장 일로부터 11거래일 동안 순매수한 금액의 합은 1565억원가량이다. 타이거 Fn메타버스에서만 803억원의 순매수가 발생하며 가장 많은 투자자금이 몰렸다. 코덱스 K-메타버스액티브(695억원), KBSTAR iSelect메타버스(45억원), 하나로 Fn K-메타버스MZ(23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메타버스 ETF의 단기 등락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증권가 일부에선 투자에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간 급등한 만큼 급락의 위험성도 크다는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돼 현재 단기과열 구간에 돌입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메타버스 ETF는 메타버스 직접 관련주뿐 아니라 게임과 엔터주 등 유망 업종이 대거 편입돼 그 시너지로 인해 전망이 더욱 밝은 편이다. 다만 투자 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