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황하나, 실형 구형에 오열…"휴대전화 없애고 시골 가겠다"

검찰,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 구형
황하나 "지난 3~4년간 제정신 아니었다" 눈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사진=연합뉴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3)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대성통곡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지난 2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성지호) 심리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황하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지인이 촬영한 영상과 진술을 종합하면 마약 투약 혐의를 유죄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원심 구형과 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피고인의 수사에서 기억에 남는 모습은 현재 상황을 방어하려고 애쓰던 모습"이라며 "피고인은 직전 사건 1심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다가 자백하면서 재범하지 않겠다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다른 사건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사건에서도 지인이 강제로 투약 시켰다거나 거짓말 한다고 한다. 이전과 동일한 태도로 대처하는 피고인이 또다시 법대에 설 수 있겠다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하나는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아빠랑 1년간 열심히 살았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마약을 하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다시 마약을 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내 몸을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나를 막 대했다"면서 "마약보다 의존한 수면제도 끊었다. 마약을 끊을 수 있는 첫 시작인 것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약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오열했다.

황하나는 "이미 언론에 마약으로 도배됐고, 그로 인해 판매자들이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힘들겠지만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 또한 "피고인이 나이는 조금 먹었지만 아직 어린 티가 있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착하기만 하다"면서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것을 믿어주고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황하나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해 8월 지인과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하고, 지인의 자택에서 500만 원 상당의 명품 의류를 훔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