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튀어나온 '황무성 재판'…녹취록서는 언급 안 돼

황무성 "유한기, 최근 뉴스 보고 재판 사실 알았을 것"
대장동 개발 초기 '윗선'의 압박으로 사직했다고 주장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 경위를 놓고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황 전 사장은 그간 언론에 녹취록을 공개하고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6일 자신을 찾아와 '정 실장' '시장님' 등을 거론하며 사퇴를 종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이 음성까지 공개되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그의 최측근이던 정진상 전 정책실장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황 전 사장이 재직 당시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고, 공사와 사장님 본인의 명예를 위해 사퇴를 건의했다'고 주장했다.이 시장과 정 전 실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황 전 사장이 사퇴하려고 하지 않자 정진상 실장과 시장님 등을 거론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이 오래돼 잘 기억나지 않으나, 기사화된 녹취록을 듣고 기억을 상기시킨 것"이라며 발을 뺐다.

그러나 법조계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재판 관련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황 전 사장도 29일 연합뉴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유한기 씨도 제가 재판을 받았다는 사실은 최근 뉴스를 보고 나서야 알았을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 측 주장을 반박했다.

황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임명된 이듬해인 2014년 6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녹취록 공개로 상황이 불리해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거론되자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사퇴 압박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황 전 사장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 전 본부장이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사퇴 압박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24일 유 전 본부장과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정 전 실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로 고발했다.대검찰청이 접수된 이 고발 사건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 소속 경제범죄형사부(유경필 부장검사)에 지난 26일 배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