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첼로 신동 한재민,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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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꿈나무 등용문인 제네바 콩쿠르서 3위첼로 신동 한재민(15)이 지난 28일 '제 75회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1971년 첼리스트 정명화가 우승한 뒤로 50년만에 나온 한국인 입상자다.
본선진출자 36명 중 가장 어려
정명화 이후 50년만에 나온 한국인 입상자
한재민은 이날 제네바 빅토리아홀에서 펼쳐진 결선 무대에 첫 번 째 순서로 경연을 치렀다. 그는 에드워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했다. 지휘자 게오르그 프리치가 이끄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결선진출자 3명의 연주가 모두 끝난 뒤 결과가 발표됐다. 1위에는 일본인 첼리스트 우에노 미치야키(25)가, 2위에는 캐나다의 브라이언 챙(24)이 선정됐다. 한재민은 3위에 올라 상금으로 8000프랑(약 1018만원)과 2년 동안 해외 투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 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첼로 부문 본선 진출자의 평균 연령이 24세인 점을 감안하면 3위에 오른 것도 눈부신 성과다. 18개국에서 모인 36명의 본선진출자 중에서 가장 어렸던 한재민은 1차 온라인 경연을 거쳐 지난 23일부터 제네바 프란츠 리스트홀에서 준결선을 치렀고 결선 무대에 오를 최종 3인에 뽑혔다.
제네바 콩쿠르는 1939년 시작돼 클래식 꿈나무를 세계에 알려온 콩쿠르다. 피아노를 비롯해 작곡, 타악기, 첼로, 오보에, 현악4중주, 비올라, 성악 등 매년 8개 부문을 번갈아가며 대회를 열어왔다.올해는 오보에와 첼로 부문에서 우승자를 뽑았다. 게오르그 솔티(1942년·피아노), 프리드리히 굴다(1946년·피아노), 마르타 아르헤리치(1957년·피아노), 엠마누엘 파후드(1992년·플루트) 등 거장 반열에 오른 음악가들을 우승자로 배출했다.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9년 퍼커셔니스트 박혜지가 16년 만에 열린 타악기 부문에서 우승했고,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2014년 1위를 차지했다. 첼로 부문에선 1971년 정명화가 1위를 차지한 뒤 50년 동안 한국인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재민이 입상하며 긴 침묵을 깬 것이다.
한재민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역대 최연소로 조기 입학해 이강호 교수에게 첼로를 배우고 있다. 어릴적부터 국내외 콩쿠르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일본 오사카 국제콩쿠르를 시작으로 2017년 헝가리 다비드 포퍼 콩쿠르, 2019년에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차우어 첼로 콩쿠르 등에서 우승했다.올해 5월에는 제오르네 에네스쿠 콩쿠르 역사상 가장 어린 우승자라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 클래식 팬들에게 주목받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