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빈소' 사흘째 조문발길…허화평 "5·18, 묻지말라"

박근혜, 유영하 변호사 통해 조의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조문 사흘째인 29일에도 정치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노태우 정부에서 '6공 실세'로 불렸던 이들은 사흘 내리 빈소를 지켰다.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흘내내 빈소에 들러 조문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내가 모시던 분이니까 떠나실 때까지 매일 인사하러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6공 황태자'로도 불린 박철언 전 정무 제1장관과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줄곧 빈소를 지켰다.

박 전 장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문을 올지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은 가족들이 건강상 이유로 만류하고 있다고 한다"며 "안 온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전두관 정권의 군부 핵심으로 꼽였던 허화평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허 전 의원은 취재진에 "병상에 계시다 운명하셨는데 훗날 되돌아보면 큰 업적을 남겼다.

대통령으로서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했다"며 "아마 국민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5·18 유족에 사과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인을 위해서도 덕담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5·18 유족에 사과할 것인지를 묻자 "그것도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입장이 아니다.

고인을 편안히 모시는 게 도리인 것 같다"고 답했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을 지낸 허 전 의원은 '5·18 사격 지시'와 관련된 질문에는 "그건 저한테 물어보지 말라. 대답하고 싶지 않다.

그때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동생 노재우 씨 부부도 오전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무소속 김홍걸 의원도 빈소에 발걸음을 했다.

김 의원은 "유족들께 조의를 표하러 온 것"이라며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꼈다.

유영하 변호사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을 왔다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려달라고 말씀을 하셔서 전해드리고 왔다"고만 언급했다.

이밖에도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각국 주한대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오전 빈소 옆 접객실에서는 노 전 대통령 장례위원회 유족측 장례위원인 심대평 전 충남지사,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을 비롯해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김진현 전 과기부 장관, 장호경 전 경호실 차장 등 관계자들이 장례 준비를 논의했다.

행정안전부 고규창 차관도 빈소에 들러 장례 일정을 논의했다.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닷새간 국가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