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게임 섞었더니 매출이 쑥"…오뚜기, 펀슈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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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산업간 협업하는 '펀슈머 마케팅'식품업계가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고 공유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식품업계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색 협업에서부터 독특한 네이밍 등 펀슈머 공략을 위한 전략을 이어가 화제성과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섰다.
재미 찾아 공유하는 MZ세대 성향 반영
'먹거리와 게임의 특별한 만남'…이종산업간 협업 활발
펀슈머 마케팅의 일환인 '컬래버레이션(협업)'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일례로 오뚜기는 최근 넥슨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와 손잡고 '진라면X카러플' 용기면과 컵면을 선보였다. 기존의 진라면 포장 디자인에 카러플 캐릭터를 적용한 것으로 '진라면 매운맛'에는 '배찌'를, '진라면 순한맛'에는 '다오' 캐릭터를 넣었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게임 내에서 적용 가능한 △진라면 카트 △쫄깃 면발 스키드 △진한 국물 오라 등의 아이템을 증정했다.
협업은 매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진라면 용기면·컵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신장한 수치로, 귀여운 패키지 디자인과 재미 요소의 결합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오뚜기는 가상의 게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게이머즈컵 힐러 고기짬뽕' '게이머즈컵 딜러 핫치킨마요' 등 다양한 용기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보드게임 전문기업 아스모디와 협업해 '진라면 보드게임'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오뚜기 라면 브랜드 5종(진라면, 진짬뽕, 진짜장, 채황, 오동통면)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실제 진라면 봉지면과 패키지가 비슷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냄비 카드에 각종 재료 카드를 조합해 높은 점수의 라면을 완성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으로, 동봉된 규칙서에는 '토마토 바지락 진라면' '크림 진짬뽕' 등 오뚜기 라면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를 기재해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열라짬뽕' '표문막걸리'…호기심 자극하는 네이밍 눈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네이밍도 시도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자사 스테디셀러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을 출시했다.열라짬뽕은 열라면의 하늘초 매운맛과 해물, 야채를 우려낸 진짬뽕의 진한 맛이 섞인 짬뽕라면이다. 매운맛을 측정하는 기준인 스코빌지수는 열라면(5013SHU)과 비슷한 5000SHU 수준이다. 각종 야채와 고추기름을 고온에서 볶아낸 진짬뽕의 별첨 유성스프를 액체스프에 넣어 하나의 스프로 구성해 특유의 불맛을 살렸다.
이외에도 열라면과 참깨라면의 맛을 결합한 '열려라 참깨라면', 열라면의 매운맛을 만두로 구현한 '열라만두' 등 기존 제품명을 적절하게 활용한 네이밍을 선보이고 있다.오뚜기 관계자는 "색다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펀슈머'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환기와 소비자 접점 확대에 있어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소비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만큼 재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다양한 시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