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외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카카오·토스에서 배워라"

경쟁상대 벤치마킹 사례 지목
"안되는 서비스 많다" 쓴소리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사진)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DT)’을 주문하며 경쟁 상대인 카카오·토스를 벤치마킹 사례로 지목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처럼 은행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농협금융은 지난 28일 손 회장 주재 아래 전 계열사 디지털 최고책임자가 참여하는 ‘제4차 DT추진최고협의회’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계열사별 현황을 점검했다. 2015년 농협은행에 국내 최초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도입하고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을 주도한 손 회장은 금융권 대표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손 회장은 이날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불합리한 업무 방식과 관행, 기업 문화까지 모두 고객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 불편 사항 해소를 위한 토스·카카오의 노력과 사업 추진 자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을 뛰어넘는 상품·서비스가 필요한 마당에 여전히 내부 규정과 관행에 막혀 ‘인터넷은행에선 되는데 농협에서는 안 되는’ 서비스가 많다는 쓴소리도 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대포통장 방지를 위한 ‘금융거래 한도계좌’ 규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도계좌는 소비자가 신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할 때 금융거래 목적을 증빙하지 못하면 하루 거래 한도를 대폭 제한하는 제도다.

손 회장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변화하는 고객 경험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고객 불편까지도 세세히 살펴 해결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